이번엔 배용제 시인이다. 문인들의 성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배용제 시인도 도마 위에 오른 것.
`다정` 등의 시집을 낸 배용제(53) 시인이 미성년 습작생들을 성폭행하고 반강제로 돈을 빌렸다는 폭로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배 시인은 의혹을 모두 인정하고 활동을 접겠다고 밝혔다.
27일 배 시인에게 시 강의를 수강한 학생 6명이 트위터에 올린 글에 따르면 배 시인은 학생들을 자신의 창작실로 불러 성관계를 제의하고 "내가 네 첫 남자가 되어 주겠다", "너랑도 자보고 싶다"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
`습작생6`은 배 시인이 `연인은 아니지만 또 특별하게 서로를 생각해주는 관계`를 맺자며 강제로 키스를 하고 성폭행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 금기를 넘을 줄 알아야 한다"며 변태적 성관계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예고 문예창작과 강사로 일한 경력이 있는 배 시인이 "사고가 나서 돈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서 돈을 빌려 몇 년간 갚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고발이 잇따르자 배 시인은 의혹들을 모두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는 전날 저녁 자신의 블로그에서 "시를 가르친다는 명목 하에 수많은 성적 언어와 스킨십으로 추행을 저질렀다. 더욱 부끄러운 일은 그중 몇몇의 아이들과 성관계를 가졌다"며 "합의했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며, 위계에 의한 폭력이라는 사실을 자각이나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시집과 산문집 등 출간을 모두 포기하고 공식적인 어떤 활동도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문학단체들은 계속되는 성추문 폭로에 자성을 촉구했다.
한국시인협회는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추문들이 사실이라면 이는 실로 엄중한 일일 뿐만 아니라 한 시대의 삶과 정신의 거울 역할을 자임해온 문학정신의 본령과도 어긋나는 것이 아닐 수 없다"며 "이 부끄럽고 참담한 사건을 계기삼아 우리 문학인들이 스스로 성찰하고 신독(愼獨)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시인협회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관에 따라 자격정지와 제명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