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세다카의 히트곡을 엮어 만든 뮤지컬 `오!캐롤`에서 에스더 역을 맡은 전수경. 최근 그녀를 서울 모처에서 만나봤다.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으로 인터뷰에 임하던 전수경. 그녀가 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 왔는지 이해가 되는 시간이었다.
Q. 연습한 지는 얼마나 됐나?A. 연습은 추석 지나고부터 했다. 배우들이랑 협의해서 원작과 좀 달라졌다. 원작은 작은 극장 뮤지컬에서 하는 건데 우리는 스토리를 보완해서 큰 극장으로 올린 거다. 그래서 그런 작업이 좀 오래 걸렸다.
Q. 그러면 한국적인 코믹 요소를 넣은 건가?A. 그렇다. 배우들의 아이디어를 넣었다. 배우들의 노하우와 연출의 노하우가 합쳐져서 시너지가 난 것 같다. 배우층도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해서 각 연령대의 이야기를 하면서 더 작품이 좋아지는 것 같다. 연습실에 뭉치면 재밌다. 각자 그 나잇대의 사랑 이야기를 하면 다 다르더라.
Q. 배우들과 연습하는 과정은 어떤가?
A. 프로들만 모였다. 그래서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끼리 재밌게 하고 있다. 워낙 베테랑이라 뭘 해도 좋아 보이고, 선배들이 순간적으로 즉흥적으로 하는 것들이 기발해서 놀란다.
Q. 연습하는 게 뭐가 그렇게 재밌나?A. 6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이다. 거기에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 소극적이고, 오버하는 젊은 친구들도 있고, 중년의 유쾌한 커플도 있다. 각 인물들이 자기 부분을 잘 살려준다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될 것 같다.
Q. 선후배 배우들끼리의 교류도 많은가?A. 선배의 좋은 점을 따라가려고 하고 후배를 이해해주려는 분위기다. `나 잘났다`고 아는 척 하는 아이들이 없고 다들 좋다.
Q. 남경주, 서영주, 서범석 배우가 연기하는 허비의 차이점이 있다면?
A. 남경주 배우는 연륜이 있으니까 그걸로 먹고 들어가는 게 있다. 우리는 오랜 역사를 함께 해왔다. 그래서 거기서 묻어나는 자연스러움이 있다. 서영주 배우는 목소리가 좋다. 후배지만 밝고 부드러운 면이 있다. 그 배우와 내가 연인으로 나오는 거는 처음이니까 그런 새로움이 있다. 서범석 배우는 투박하면서 파워있다. 서범석 배우와도 상대역을 하는 것은 처음이니까 신선하다. 아직은 탐색 중이다.
Q. 이번 `오!캐롤` 넘버를 하나 추천하자면?A. `You Mean Everything To Me`를 추천한다. 서정적인 곡 중 하나다. 뮤지컬 `맘마미아`를 참 오래 했지만, ABBA는 들으면 딱 그의 노래라고 느껴지지만 닐세타카는 이게 같은 작곡가의 노래인지 모를 때가 많다. 그만큼 다양한 장르를 다룬 뮤지션같다.
Q. 중년으로 갈수록 배우층이 점점 좁아진다. 롱런의 비결이 있다면?A. 다들 그렇겠지만, 노력을 많이 한다. 체력 등 관리도 많이 한다. 나는 부족한 부분을 나 나름의 개성으로 변환시켰다. 처음에는 핸디캡이라고 생각했던 키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나의 장점인 가창력을 살리고, 연기를 좀 더 보완한다. 대사도 많이 바꾼다. 같은 대사를 해도 어투가 조금 바뀌면 완전 다른 뜻이 되더라.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표현하려고 한다. 굉장히 디테일한 스타일이라 연출자들이 피곤해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거다. 이번 작품 `오!캐롤`도 많이 사랑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