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유수의 자산운용사들의 대표펀드들이 이름값을 못하고 있습니다.
몇 년간 만들어낸 수익률을 올해들어 다 까먹은 것은 물론 대규모 자금이탈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습입니다.
김치형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해 1조3천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던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코리아펀드에서 올해 2천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연초이후 수익률이 -15%까지 빠진 것은 물론 1년 수익률(-17.53%)과 2년 수익(-1.58%)까지 줄줄이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섭니다.
장기성장 중소형주 투자에 집중하는 펀드 스타일과 달리 올해 들어 시장이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며 손실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국내 대표적 가치주 펀드들의 성적도 초라합니다.
지난해 1조 4천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던 KB운용의 가치배당40 채권혼합형 펀드에서는 올들어 5천억원 이상 투자자들의 자금이 이탈했고, 이 펀드의 모 펀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KB밸류포커스펀드에서도 23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졌습니다.
한국밸류운용의 10년투자펀드, 에셋플러스운용의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 역시 2천억원 대의 자금 유출이 기록됐습니다.
이들 펀드 역시 연초 이후 수익률이 4~5%대 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가치주 펀드 특성상 대형주 장세에서 큰 수익을 못 거두고 있다고 말하지만 투자자들은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펀드에서 자금을 빼내가는 모습입니다.
그럼 대형주에 투자하는 성장주펀드나 주요 운용사들이 주력으로 팔았던 해외펀드들의 수익률은 괜찮을까?
한국투신운용의 삼성그룹주펀드, 신영운용의 밸류고배당펀드 등 대표적인 성장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 부근이며, 이들 펀드에서도 투자자들은 올해들어 2천억원 내외의 자금을 빼갔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이 밀었던 중국본토중소형FOCUS펀드가 연초이후 12% 손실을 보고 있고, 미래에셋운용의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 역시 연초이후 수익률이 -2.7% 입니다.
그나마 미래에셋운용의 글로벌다아나믹플러스 채권펀드,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펀드 연초이후 7000억원과 1400억원의 자금 유입이 기록되며 대표펀드의 자존심을 세웠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형 인기 펀드들이 수익률 악화가 자금이탈로, 대규모 자금이탈은 다시 수익률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옵니다.
더구나 국내 증시가 경우 장기 박스권에 갇히며 뚜렷한 상승을 하지 못해 수익을 내기 만만찮은 상황인데다 적립식펀드 계좌가 급격히 줄며 장기 투자자금이 줄어든 것도 운용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토로 합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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