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석유수출국기구 OPEC이 8년 만에 전격 감산에 합의했지만, 실제 감산까진 풀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있습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이번 감산 합의에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초반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석유수출국기구 OPEC 회원국들이 전격 감산에 합의한 뒤 국제 유가는 이틀째 상승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감산 합의 소식이 전해진 어제부터 가파르게 올라 배럴당 47.83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유가 전망에 대한 국내 증권업계와 글로벌 투자은행의 평가는 그리 밝지 않습니다.
과거와 같이 OPEC 회원국 합의만으로 국제유가를 좌우하기 어려워진데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산유국들이 실제 감산에 나서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골드만삭스는 OPEC의 감산량만큼 러시아가 생산량을 늘리고, 미국이 셰일오일의 시추를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올해 말 유가전망을 배럴당 43달러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씨티그룹도 올해 하반기 원유 가격이 배럴당 40~50달러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진단하며 기존의 전망을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국내 증권사들도 국제유가 전망치를 소폭 올려잡았지만, 추세적인 상승을 이어가긴 어렵다고 전망합니다.
NH투자증권은 산유국간 감산합의로 국제유가가 올해 말까지 최고 50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고,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도 50달러 초반을 넘기 어렵다고 예상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배럴당 50달러선 돌파는 가능하겠지만,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견제로 장기적으로 60달러선까지 상승하기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전화인터뷰>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위원
“예전처럼 OPEC감산에 따라서 시장 수급이 그렇게 큰 변화를 일으키는 건 아니에요. 셰일 오일 생산량이라든지 비전통적인 원유 생산에 대한 비중이 많이 커졌기 때문에… 과거에는 (OPEC이 시장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막강했다면 지금은 그렇게 까진 아닌 상황…”
현재 국제유가 향방은 OPEC 회원국들뿐만 아니라 러시아, 이란, 미국 등 정치적 이해관계에 크게 좌우됩니다.
석유시장 주도권 탈환을 두고 OPEC이 오는 11월 30일 정례회의에서 극적인 감산을 이끌어낼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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