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정부 부처가 모여있는 세종시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박준식 기자가 법 시행 첫날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기자>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약속 장소로 발걸음을 옮기는 저녁 7시.
세종시에서 가장 규모가 큰 먹자골목입니다. 평소라면 사람들로 북적됐을 시간이지만 오늘은 한가해 보입니다. 김영란법 시행 첫날이라는 부담감이 컸던 것일까요. 실제로 식당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기자>평소에는 손님들로 가득 찼을 좌석이 대부분 비어 있습니다. 단체 손님들로 분주했던 방들도 텅텅 비었습니다.
(인터뷰) 방영옥 음식점 사장
"김영란법이 3만원 짜리를 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서민을 잡게 생겼다. 가게에 7명 종업원이 있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되면 어떻게 하겠어요 사람을 짤라야죠. 서민들만 고생하는 법인 것 같아요"
<기자>법에 정해 놓은 상한선을 보면 일반적인 모임이나 식사는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돼지만 문제는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입니다.
일단은 조심하자는 분위기로 사소한 모임이나 약속마저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습니다.
어렵게 잡은 약속도 사전에 문서를 작성하고 상사에게 승인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전화인터뷰)A씨 세종시 공무원
"저희다 다 문서적으로 만들어 놓고 하는 거예요. 기안도 하고 결제도 받아 놓고"
<기자>언론을 상대하거나 민원인을 대하는 담당자들도 고민은 마찬가지. 정상적인 형태의 접대를 하던 상대방도 응대를 하던 언론들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터뷰)B씨 세종시 공무원
"도대체 어디까지가 합법적이고 어떤 것이 불법적인 것인지 애매한 부분이 많다 보니까 그냥 아예 약속을 잡지 않게 되는 것이죠"
<기자>보다 공정하고 청렴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법 도입의 취지에는 누구나 공감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불편과 혼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는 모든 사람들의 똑같은 고민이기도 합니다.
한국경제TV 박준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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