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왕국에선 ‘제왕’하면 사자 혹은 호랑이를 떠올린다. 흉폭하고 거친 야성의 본능을 가진 이 동물들은 누구나에게 오랜 세월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왔다. 바닷 속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 절대적 제왕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어종은 바로 ‘상어’다. 커다란 덩치와 날카로운 이빨을 무기로 식인 소재 등을 활용한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하기도 했던 상어는, 바다 생물들은 물론 인류에게도 언제나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존재하는 법. 상어라는 이름 아래 온순한 성격으로 성체의 크기가 1m 이하의 작고 귀여운 체구를 가진 백점얼룩상어(학명: Chiloscyllium plagiosum)는 우리가 평소 알아왔던 공포의 대상 ‘죠스’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백점얼룩상어 몸에는 검은색과 갈색 줄무늬가 있으며 흰색과 검은색의 반점이 분포돼 있어 백점얼룩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들은 다른 상어와 달리 독특한 몸 색깔을 지니고 있어 구별하기 쉬운 특징이 있다.
야행성인 이들은 주로 태평양 연안, 인도네시아, 일본, 인도 산호 지대에 서식한다. 상어종인 만큼, 위턱에 26~35개, 아래턱에 21~32개 등의 많은 이가 존재하지만, 강하지 않아 주로 작은 물고기나 무척추동물 등 부드러운 먹이를 잡아먹는다. 심지어 간혹 딱딱한 먹이를 잡아먹는 경우 이가 부러지기도 한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소속 강현우 아쿠아리스트는 “백점얼룩상어는 일반 바다생물과 다르게 수면 밖에서도 12시간 정도 살 수 있는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지만, 오늘 날 심각해진 해양 오염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세계 자연보전연맹(IUCN)이 취약종(VU)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