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업이 인수합병을 하려면 증권사나 회계법인을 통해 거래를 중개하고, 자문을 받아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어느 기관이든 M&A 중개업무를 할 수 있었지만, 이를 제한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습니다.
M&A 중개업무의 자격 요건을 두고, 증권사와 회계법인간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현대상선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대증권을 매각한 모든 과정은 회계법인 EY한영이 전담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최대 인수합병으로 기록된 홈플러스 인수합병, 대우증권 매각 주관도 증권사가 아니라 회계법인과 외국계 투자은행이 맡았습니다.
기업이 인수합병할 때 세무·회계 자문을 맡은 회계법인이 자연스레 인수 대상을 찾아 연결해주는 중개 업무까지 진출한 겁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인수합병을 주선하는 자격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인데, 앞으론 이같은 중개업무에 제약 조건이 생깁니다.
인수합병 중개와 주선 업무를 투자중개업으로 규정해 회계법인이나 사설 기관들에겐 진입 장벽을 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습니다.
<인터뷰>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M&A 시장에 어떤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어느 정도 능력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을 것이냐라고하는 기본적인 룰을 만드는 것이라고 보고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두고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회계법인 업계는 자문과 실사, 거래구조 대해 증권사가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회계법인은 감사 업무와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중개할 자회사를 만들어 재인가를 받아야하는 부담도 떠안게 됩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수 조원대 회사를 사고파는 M&A 업무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이번 개정안이 필요하다고 맞섰습니다.
<인터뷰>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증권회사에도 적용되고, 외부IB에도 적용되고, 대형·소형 회계법인에도 다 적용되는 공정한 룰을 만들자는 것이지.. `회계법인은 M&A를 할 수 없다`라는 룰을 만드는 것이 아닌데.."
기업 인수합병 규모는 지난해 77조 원으로 성장했으며, 올해 원샷법 시행으로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초대형 투자은행의 등장과 자본시장법 개정을 앞두고 증권사와 회계법인의 영역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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