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10.2%` 입니다.
지난 7월 우리 수출이 1년 전에 비해서 -10.7%, 역 성장했습니다. 올해 1월 -19.2%나 줄어서 최악의 감소를 기록한 이래로 차츰 그 감소폭을 줄여 5~6월에는 한 자리 수까지 감소폭을 줄였지만, 다시 두 자리 수가 된 겁니다. 수출 실적을 집계한 지 사상 처음으로 19개월 연속 수출이 줄어든 겁니다.
물론 그 내용을 좀 더 들여다 보면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지난 7월의 조업일수가 작년 7월에 비해 1.5일이 모자랐기 때문에 이것을 역산해 보면 그 감소폭이 1.6%에 그친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그래서 8월 수출이 중요해 보입니다. 정부는 8월에는 그 감소폭을 확실히 줄이거나 증가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낙관론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걸음 더 들어가 보면 8월 증가반전 낙관론은 반대로 조업일수가 늘어나고 통계상의 기저 효과를 염두에 둔 것입니다. 작년 8월 수출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15.2%나 크게 줄었던 걸 감안하면 숫자로 나오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가 됩니다.
문제는 조업일수나 통계상의 착시가 아닙니다. 우리 경제, 우리 수출의 현 주소를 정부도 국민에게 바로 밝히고 그 바른 안목 하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겁니다.
당장 무슨 일이야 있겠냐고 외면 하면 안됩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대선이 끝나지 않더라도 시작될 수 있습니다. 아니, 이미 시작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민주, 공화 어느 당 후보가 집권하더라도 훨씬 강화된 보호무역주의를 할 것이라면 미국 상무부의 공무원들은 좀 더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겠습니까?
미국뿐 아닙니다. 올 들어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무역 제소의 80%는 신흥국에서 제기한 것입니다.
지난 4월 인도정부는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들어간 바가 있습니다. 그 이후 3개월 동안 우리 제품의 수출은 거의 50%가 줄었습니다. 만약 인도 정부가 반덤핑 보복관세를 확정해 부과한다면 연 2조 원 규모의 인도 시장은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걱정입니다.
보호무역주의가 무서운 건 강한 전염성을 가진다는 겁니다. 국가별로 경쟁력의 차이가 무역을 가능케 합니다. 그 경쟁력의 차이를 덤핑이라고 몰아붙이면 그 나라는 또 다른 나라에게 동일한 조치를 진행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는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겁니다.
문제의 해결은 그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잘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19개월 동안 단 한번도 플러스가 되지 못하는 우리 수출의 문제는 우리 내부에도 있습니다만, 본질은 글로벌 수요 부진이고 각국이 자국 제조업 육성과 보호라는 자각으로부터 나오는 문제입니다.
가격을 좀 낮춘다고 해서 이 추세를 이길 수는 없을 겁니다. 만들어 실어 나르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계속 해답을 찾는다면 우리 수출은 잠시 회복 될 수는 있어도 그 회복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겁니다.
결국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산업 그리고 수출이 다소 부진해도 우리 나라를 찾아와서 돈을 쓰고 가는 외국 사람을 그만큼 늘려야 할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수출이 계속 늘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수지 흑자는 한미간의 FTA를 체결한 후 3년 만에 두 배가 늘었습니다 미국 정가에서 잘 못된 조약이었다고 할 만 합니다. 정말 고수는 티 나지 않게 이기는 법이죠. 부지불식 간에 스며드는 산업, 그리고 이거 아니면 안 된다고 누구나 인정하는 제품에 대한 투자.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 아닐까요?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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