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업은행을 비롯한 정책금융기관들이 아프리카 앙골라의 국영석유회사에 1조원이 넘는 보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소난골`이란, 이름부터 생소한 회사인데요.
문제는 이 자금이 결국 대우조선해양으로 들어오는 돈이어서, 대우조선의 유동성 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국책은행들이 보증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모양새입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에 대한 합동보증을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3년 수주한 드릴십 2척에 대한 건으로, 소난골로부터 10억달러의 잔금을 받지 못해 선박 인수는 무기한 지연되고 있습니다.
당초 소난골의 보증 분담은 한국무역보험공사와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가 분담하기로 했었지만, 노르웨이 공사가 이탈하면서 난항에 빠졌습니다.
소난골의 드릴십 인수가 지연됨에 따라 대우조선의 유동성 위기와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또다시 국책은행들이 `대우조선 살리기`에 동원된 것입니다.
산은과 수은 관계자는 "아직 주관사인 SC은행으로부터 공식적인 요청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자체적인 검토에 들어갔다"며 "대우조선에 대한 신규 지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유가리스크로 노르웨이를 비롯한 해외 보증공사들이 외면하는 상황에서 국내 정책금융기관이 100% 전담하는 이유에는 대우조선이 자리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특히 산업은행의 경우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 기업, 그리고 이전 거래내역이 없는 기업에 대규모 중장기 보증을 선 전례가 없어 고민이 깊습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마련한 대우조선 정상화방안이 지원을 되풀이하게 되는 족쇄가 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상화 방안의 전제는 신규수주 목표치가 연간 120억달러인데, 올 상반기 국내 조선사 신규수주액은 이에 20%도 안되는 수준이어서, 정상화를 위한 전제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국책은행이 우회 지원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국내 시중은행 역시 소난골 신디케이트론에 자금대출로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됩니다.
<인터뷰> 시중은행 관계자
"지난해 12월 대주단 대상으로 무보가 설명회를 가졌다. 참여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냐? (대우조선으로 부터) 뱃값을 받아야 하는데, 돈을 주는 사람(소난골)한테 빌려줘서 그 돈을 받는다는게.."
다만 국책은행 측은 대우조선에 지원하기로 했던 자금 중 아직 1조원이 남아있는 만큼, 소난골 보증은 시간을 가지고 추진할 방침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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