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28배` 입니다.
오늘은 시청자 여러분들이 많이 투자하는 코스닥이 생긴지 20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로서 성년이 된 건데요. 그 성장세가 참 대단합니다. 시장이 처음 개설된 1996년에 시가총액 7조 6,000억 원이었던 것이 전일 종가 기준으로 206조 원을 달성했으니까 20년 동안 `28배`의 성장세를 이루어낸 것입니다.
상장사는 331개에서 1,168개가 됐고 하루에 23억 원이던 거래대금은 이제 3조 4,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시총 규모로 미국의 나스닥과 중국의 차이넥스트에 이은 세계 3위의 시장이 됐습니다.
우리 사람들도 그렇죠. 스무 살 까지는 몸에 좋은 음식 많이 챙겨먹지 않아도 키도 몸무게도 쑥쑥 자랍니다. 또 사소한 실수를 해도 `아직 어리니까.` 하면서 너그럽게 봐주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 코스닥이 이 시기를 넘겼다는 얘기입니다.
코스닥 시장의 시총 상위 주들을 보면 우리 주식시장의 주도권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잘 볼 수 있습니다. `96년에는 현대중공업, 기업은행, 평화은행이었고 10년 뒤 2006년에는 NHN, LG텔레콤, 하나로 텔레콤 같은 IT, 통신주가 일색이었던 것이 지금은 셀트리온, 카카오, 동서, CJ E&M, 메디톡스 니까 바이오와 디지털 컨텐츠로 무게 중심이 옮겨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잘 나가는 시총 상위주들의 이면에는 많은 투자자들에게 아픔을 남기고 시장을 떠난 시대를 풍미한 주식들이 많고, 아직도 개인투자자들의 매매 비중이 88%나 되는 까닭에 시장이 흔들릴 때면 거래소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사이드카니 서킷 브레이크 같은 시장 조치가 더러 발생하기도 합니다.
변동성은 보기에 따라서 건강한 역동성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피가 계속 투입되어야 합니다. 살찐 미꾸라지를 잡으려면 논두렁에 메기를 몇 마리 푼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코스닥이 더 세계적인 시장이 되고 우리 투자자들에게 사랑 받으려면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일부 중국기업들의 불투명한 회계로 상장 폐지의 쓰라린 경험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시장의 지평을 넓히는 길이 우리 자본시장의 국제화를 이루고 우리 투자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유력한 대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투자자들만 중국 주식에 또 미국 주식에 투자하란 법 있습니까? 미국과 중국의 개인 투자자들도 우리 시장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미국시장에 또 중국시장에 상장 하기 어려운 회사들이 찾는 시장이 아니라 그 기업가치를 제대로 쳐주는 시장이기 때문에 미래의 애플과 알리바바가 될 만한 싹이 보이는 기업들이 우리 코스닥 시장을 찾게 한다면 해외 투자자들의 코스닥 투자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입니다.
코스닥 시장의 20주년 생일을 투자자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합니다. 성인이 되면 집을 떠나 더 큰 세상으로 가듯이 우리 코스닥 시장도 세계의 기업과 투자자들을 찾아 떠나는 진정한 국제화의 원년이 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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