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환(샤프슈터)이사 스마트한 주식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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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불발에 그친 MSCI 지수 편입
박문환 이사(샤프슈터)...중국과 한국이 연이어 MSCI지수편입에 고배를 마셨습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에 관찰국으로 등재되었다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외환시장이 없다는 이유로 2014년에 관찰대상국 마저도 박탈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딱히 기대할 것은 없었습니다만, 중국은 정부 당국에서도 "이번에는 자신이 있다"고 수 차례에 걸쳐 자신감을 내비쳤었기 때문에 시장은 적지 않게 실망하는 분위기죠?
이번에 명목상 편입 유보의 이유로 제시되었던 조항은 지난 해 6월과 거의 동일합니다.
본국으로의 자금 송금이 월간 총 자산의 20%로 제한돼 있는 점, 그리고 신규 금융상품 취급에 대한 지방 거래소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이유로 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소소한 이유보다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회사채 부실과 관련된 투명하지 못한 시장 관행이 이머징 시장 진입 실패의 진짜 이유라는 판단입니다.
우선, 그리 생각하는 이유부터 설명드리죠.
앞서 말씀을 드렸듯이 중국 정부에서는 이번엔 자신이 있다고 할만큼 충분한 조치가 이미 끝난 상태였습니다.
작년에 MSCI에서 문제삼았던 상장사의 빈번한 거래 중단, 수익 소유권의 문제, 자본 유출입 규제 등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 해결이 된 상태였는데요, 실제로 MSCI측은 제약 사항의 대부분에서 정부의 노력과 개선이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MSCI 지수 변경 발표 직전에 많은 기관들이 중국 기업의 가려진 부실 대출 규모가 심각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겠지요?
지난 12일에 <데이빗 립톤> IMF 수석 부총재가 중국의 기업 부채의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45%로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이 없을 경우 심각한 금융 경색이 올 수도 있다는 경고를 했습니다.
좀 더 노골적으로 A주의 MSCI 편입을 반대하는 의견도 상당히 많았었는데요, 예를 들어 <아이단 야오> 악사 인베스트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회사채 문제가 언제 불거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 위험한 변동성을 안고 그대로 이머징 시장에 편입을 시킨다면 벤치마크로서의 MSCI의 명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MSCI 회장이라도, 이런 말을 듣고는 편입을 서두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중국의 회사채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죠.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꽌시>입니다.
한 마디로 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중국은 중개 문화가 매우 독특한데요, 뭔가를 구매할 때나 심지어 성형수술을 하러 우리나라에 와도 누군가로부터 소개를 받는 것을 좋아라 합니다.
소개 해주는 사람은 당연히 그의 명예를 걸고 소개를 하기 때문에 잘못되었을 경우 책임을 집니다.
그 때문에, 상당한 중개 수수료를 챙기기도 하는데요, 그 수수료 규모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상당한 수준입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 하면 당사자의 신용보다도 중요한 것이 은행에 실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자에 대한 <꽌시>가 더욱 중요합니다.
중국의 고질적 관행은 결국 시중 은행들이 <꽌시> 때문에 대출을 아니해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버렸고, 결국 시장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꽌시>에 기대 나간 수많은 여신들이 부실 대출로 돌아오게 된 것이죠.
특히 금융 당국이 작년에 신규 IPO를 제한하면서 더욱 간접 금융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는 급속도로 회사채 규모를 키우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 들어 중국 기업의 회사채 부도는 이미 32건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전체가 21건이었으니까 이미 6개월만에 지난 해 부도 수준을 50%나 초과 달성한 것이죠.
금융기관의 부실채권(NPL) 비율도 공식 통계는 고작 1.75%에 불과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그림자 금융(WMP)까지 포함한다면 현재 자산관리상품(WMP)의 판매 잔액이 2015년 말 기준으로 약 23조5000억위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략 전체 자산 규모의 22%가 부실한 여신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흠...그래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미 다 알려진 뉴스를, 미리 몰랐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그럼, 모든 이들이 MSCI 편입을 기정 사실화한 상태에서 갑자기 틀어진 진짜 이유가 뭘까요?
부실 대출이 커도, 지금까지는 그다지 위험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막강한 외환 보유고와 더불어 중국 인민은행의 철벽 보호를 받았었기 때문에 금융 기관의 부도라고 하는 시스템 리스크는 적어도 중국에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꽌시의 나쁜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고육지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는데요, 향후 부실 금융기관에 대해 <파산>도 불사하겠다는 발표가 지난 주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되면 지금까지 안전하다고 여겨졌었던 중국의 금융 기관도 부도가 날 수 있다는 말이되고, 이는 MSCI로서는 감내하기 어려운 변동성이었을 것입니다.
만약 중국에서 시스템 리스크가 불거지기라도 한다면, 악사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제안대로, 자칫 MSCI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질 수도 있는 문제니까요.
물론, 지금 당장 부실 은행을 파산 시키겠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민은행이 금융기관 파산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 예금자보호제도와 신용조회체계 수립, 그리고 금융기관의 시장 퇴출제도 등에 대한 완전한 제도가 구축되어야만 파산을 허용하겠다고 했으니까요.
인민은행이 거론했던 전제조건 중에서 지금 완비가 된 것은 지난해 5월 1인당 50만위안(약 8900만원)까지 보증하는 예금자보호제도가 고작입니다.
따라서 신용조회체계와 금융기관 퇴출제도가 마련되기 전까지 중국 시장에서 금융주가 파산할 위험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마도, MSCI가 그렇게 말했듯이, 내년 6월 이전이라도 중국 시장의 이머징 시장 편입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의심만 벗어 던질 수 있다면 말이죠....
하나금융투자 청담 금융센터 박문환 이사(샤프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