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경기도 수원에 사는 회사원 김모(36)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모님 접대 아르바이트, 이른바 `제비` 모집 광고를 보게 됐다.
급전이 필요한 남성들을 찾는다는 이 구인 광고에는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기본 2시간에 25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전국 어디든 남성을 원하는 사모님들이 다수 있으며, 편한 시간 언제든 만남이 가능하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진 김씨는 결국 위험한 유혹에 빠져버렸다.
이들은 중국에 소재한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으로, 사모님 접대 아르바이트라는 건 애초부터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돈 많은 30대 사모님들이랑 2시간 연애하시고 60만원 받으시면 되고요, 그후로 추가되는 시간은 1시간당 20만원씩 받으시면 돼요"라는 메시지를 보내 김씨를 속였다.
이어 ‘입회비’ 명목으로 60만원을 건네 받았고, 입금 오류로 인한 재입금, 자신이 만나게 될 사모님 소개비, 아르바이트 중 사모님 안전을 위한 보증금 등을 이유로 수차례에 걸쳐 돈을 요구했다.
김씨는 이를 수상하게 생각했지만, "사모님이 지금 출발한다", "몇시간째 기다리고 있다"며 추가 입금을 독촉했다.
십수일이 지나서야 돈을 돌려달라고 한 김씨에게 "환불을 하려면 100만원 단위로 돈을 맞춰야 한다"는 등 황당한 말로 꾀어 25차례에 걸쳐 1500만원을 뜯어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23·중국 국적)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모님 접대 아르바이트를 내세운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의 인출책으로서, 지난 4월 24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김씨 등 6명으로부터 2240만원을 가로채 중국으로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 피해자들은 자신이 입금한 돈을 돌려 받기 위해 이들이 요구하는대로 추가 입금을 계속해 피해가 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대학생, 회사원 등 20∼30대 젊은 남성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남성들은 쉽게 큰 돈을 벌고, 성적 욕구까지 충족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꾸준히 돈을 입금했다"며 "A씨가 속한 조직은 비정상적인 직업을 알선해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악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조직 총책 등의 뒤를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