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3]
박문환의 머니칼럼
-신의 한 수
지난 주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가 -2.6%나 급락했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그만큼 브렉시트에 대한 가능성이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영국의 민간 씽크 탱크인 <What UK things>가 6개의 여론 조사 결과를 최종 발표했는데요. 지난 주까지만 해도 정확하게 50:50이었던 것이 6월 5일까지의 결과는 반대가 49% 찬성이 51%로 근소한 차이로 브렉시트 찬성이 반대를 처음으로 넘어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에 영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보수층에서 마치 <신의 한 수>와 같은 전략으로 부동층의 표심을 크게 끌어 모았기 때문인데요. 수세에 빠진 <데이빗 캐머런>은 브렉시트를 원하는 쪽에서 6가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조목 조목 반박을 했습니다만 도무지 뭐가 중요한지를 잘 모르는 것 같네요.
일단 데이빗 캐머런이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한 여섯가지 조항을 말씀드리자면
첫째 잔류를 결정할 경우 영국은 유로존 국가에 대한 구제 금융을 실시할 경우 돈을 낼 책무가 따른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영국이 유럽연합에 공여한 자금의 환불이 어려워진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영국이 지금까지 누려온 유럽연합 내의 협약에 대한 비토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고 네번째는 7년 단위로 결정되는 유럽연합 분담금이 증액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섯번째는 유럽연합이 독자적 군을 창설하면 이를 비토할 수 없다는 것이었고 마지막으로 여섯번째는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면 연간 80억 파운드의 비용을 고스란히 아낄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중요한 것은 첫번째 조항 밖에 없는 것 같네요.
그리고 훨씬 더 중요한 것 하나를 빼 먹은 듯 합니다.
첫번째 조항 그러니까 "잔류가 결정될 경우 유로존 국가에 대한 구제 금융을 실시할 경우 돈을 낼 책무가 따른다."는 주장은 아마도 부동층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영국인들은 8년 불황에 모두 지쳐있습니다.
스스로 버티는 것도 힘든데 흥청망청 쓴 남유럽 사람들에게 계속 돈을 줘야 하는 이유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데이빗 캐머런은 이 부분을 설명하는데 실패한 것 같습니다.
사실 분담금 문제는 캐머런이 스스로 자신의 발등을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지난 2014년 144억 파운드의 분담금을 냈고 EU가 돌려준 수혜금은 98억 파운드에 그쳤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46억 파운드를 더 낸 셈이고 이는 전체 유럽에서 4위에 해당되는 압도적인 금액이었습니다.
캐머런 총리는 이 부분을 좀 아끼고 그 외 이민자 복지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EU와 협상하기를 바랬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왔던 말이 2016년에 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공약이었지요.
영국이 유로존을 떠나면 유로존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테니 영국의 요구를 들어달라는 반 협박성 협상이었습니다.
유로존의 존폐를 걸고 한 캐머런의 도박은 성공적이었고 영국은 유로존에서 유일하게 이민자들에게 4년 동안 복지 혜택을 주지 않아도 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만 이게 다시 부메랑이 되어서 브렉시트 찬성파들에게 무기가 되었던 것이죠.
그러니까 유로존을 떠나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흥청거리는 남유럽 사람들에게 돈을 내야만 한다는 주장은 많은 부동층들의 표심을 흔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데이빗이 놓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얼마 전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서 거론해 드렸었습니다만 지금 영국의 기득권 층에서 브렉시트에 대해 찬성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영국의 주거 비용이 너무 급하게 올랐다는 것에 대한 불만입니다.
영국의 중산층들은 해외 이주민들로 인해 집값이 급등했고 자신들은 어쩔 수 없이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주변 도시로 쫒겨났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보수층들의 표심에 확 불을 지를 만한 뉴스가 하나 릴리스 되었었는데요. <통제되지 않은 이민> 문제를 다룬 뉴스였습니다.
지난 해 1년 동안에만 EU로부터 흘러 들어온 순 이민자 수는 전년보다 1 만명이 증가한 18만 4천명이었고 비 EU 출신을 포함한 전체 순이민자수는 전년보다 2만명이 증가한 33만3천명으로 발표하면서 기득권 층의 분노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것이죠.
그야말로 <신의 한 수> 였습니다.
브렉시트 반대 진영은 어이 없이 허를 찔렸습니다.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투표에서 이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빗 캐머런>은 국민을 설득하는 것 조차 애를 먹고 있네요.
다급해진 캐머런이 지금 거리로 뛰쳐 나와서 하는 말은 "공공 기관의 데이터에 귀를 기울이라"는 정도일 뿐입니다. 그 정도로는 성난 기득권 층의 생각을 바꾸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브렉시트 가능성을 35% 수준까지 올려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잔존할 가능성을 65% 수준으로 전망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을 드렸으니 생략하기로 하지요.
만약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 독일이 분담해야만 하는 분담금은 25억 유로가 증가됩니다.
독일은 그나마 견딜 수 있다지만 그 외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들은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 추가적인 분담금은 견디기 힘듭니다.
당장 이달 말에 스페인에서 선거가 있는데요 포데모스와 같은 정당이 탈유로를 주장하기 시작한다면 당연히 세상 사람들은 브렉시트를 유로존의 붕괴 신호로 인식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유로화는 약세를 보이게 될 것이고 비교통화인 달러는 당연히 강세를 보이겠지요?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면 달러로 살 수 있는 모든 것들의 가치는 하락합니다.
이머징 주가도 다시 하락으로 방향을 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35% 수준에 불과합니다.
만약 잔류로 결정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달러는 약세로 전환될 것이고 우리나라가 포함된 이머징 증시는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블렉 스완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것이 증시입니다.
하지만 달러는 잔류를 반영한 듯 이미 인덱스 기준으로 93수준까지 하락하고 있습니다.
시장이란 것이 어차피 확률 싸움이라면 저라면 65%의 확률에 비중을 두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증시라인13 / 매일 오후 1시 ~ 2시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