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대체재가 넘쳐나면서 쌀이 남아돌고 있다.
통계청이 7일 밝힌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172.4g으로 2014년보다 3.3% 줄었다.
<연합뉴스 DB>
보통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쌀이 100∼120g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공깃밥 2그릇도 먹지 않는 셈이다.
1985년에는 한 사람이 한해 128.1㎏의 쌀을 소비했던 것이 30년만인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62.9㎏으로 떨어졌다.
대신 보리와 밀, 잡곡류, 콩류 등 기타 양곡의 한해 소비량은 8.8㎏으로 전년보다 1.1% 늘었다.
쌀을 합친 전체 양곡 소비량은 1년 전보다 2.8% 감소한 71.7㎏으로 집계됐다.
보통 밥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비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 중에는 밥을 먹지 않아 효과를 봤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전문가는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반드시 적당량을 섭취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대사 불균형을 일으킨다"며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 집중력 저하, 우울증, 근력감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탄수화물에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는데, 밥에 든 `좋은 탄수화물`은 적당량을 먹어줘야 건강과 체중 관리 등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은 432만7천t으로 2009년(492만t)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했으나 쌀 생산이 늘고, 소비는 줄다 보니 양곡창고마다 쌀이 수북이 쌓였다.
이에더해 지난 2월 기준 국내 쌀 재고량은 183만t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권장하는 적정 재고량(80만t)의 2.3배에 달한다.
정부는 올해 쌀 소비량을 397만t으로 전망,지난해 생산된 쌀 중에서도 35만t은 또 초과물량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가 국내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조건으로 외국서 들여와야 하는 쌀 의무수입량은 1995년 5만1천t에서 2014년 40만9천t으로 늘어난 상태.
쌀 재고가 쌓이면서 정부의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는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재고 쌀 10만t을 보관하는데 한해 316억원이 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79만9천㏊이던 벼 재배면적을 올해 76만9천㏊로 3.8% 줄여 쌀 생산량을 390만t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나 일각에서는 보리와 밀, 목화가 값싼 외국산에 밀려 도태됐던 것처럼 벼농사 기반도 붕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또한 크다.
정부는 쌀 소비 확대를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쌀 시장이 안정을 찾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에서 국민을 상대로 밥을 더 먹자고 홍보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진퇴양난의 모습이어서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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