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오재원 맥시멈 인베스트 대표)
"아침에 눈을 떴는데 제 앞에 음료수가 담긴 캔 하나가 보였죠. 목이 말라 벌컥 마셨더니 소변이었습니다. 당시 기분은 말로 표현이 안되더군요."
지하철을 전전하던 노숙자에서 100억원대 부자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오재원(42) 맥시멈 인베스트 대표 얘기다. 한 때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그가 어떻게 지금의 부를 일궈냈고, 스타 금융전문 강사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는지 직접 만나 들어봤다.
Q. 자신을 소개해달라
`까치`라는 닉네임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자산 증식을 돕기 위해 증권투자 조언을 해온 지 올해로 17년째 입니다. 30세에 SK증권에 스카웃되고 입사 3년 만에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 SK증권 온라인 트레이딩센터(어너스클럽) 부센터장을 역임하며 억대 월급의 신화를 쓰기도 했습니다. 주식투자 전문 강사로 많은 강연회를 진행했고 2000년부터 지금까지 한국경제TV에 꾸준히 출연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하루 2시간으로 월 30% 불리기>가 있습니다.
Q. 주식투자로 100억원을 벌었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맞습니다. 노하우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주식 투자를 했다가 손실이 난 사례와 수익이 난 사례를 노트에 꾸준히 기록했죠. 이 가운데 수익이 났던 사례만 달달 외웠습니다. 그리고 수익이 났던 사례와 동일한 유형 패턴을 가진 종목이 나타나면 기계적으로 매매했죠. 항상 노트에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지금도 슬럼프에 빠질 때면 그 노트를 다시 천천히 읽어보며 왜 수익이 나지 않는지 돌이켜 봅니다.
주식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돈에 대한 철칙을 세워야 합니다. 저는 원금 3천만원을 투자해 1억원이 모이면 7천만원은 빼서 부동산, 펀드 등을 구입했죠. 지금도 출금은 없고 원금만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돈을 모았습니다.
Q. 어릴 적 가난으로 고생했다면서?
아버지의 거듭된 사업 실패로 유년시절부터 네식구 몸 뉘이기도 힘든 네 평짜리 달동네를 전전하며 극심한 가난을 달고 살아야 했습니다. 고학력인 어머니께서도 당장 먹고 살 일이 급하다 보니 반평생을 호텔 청소 등의 일을 하시며 고생하셔야 했습니다. 심지어 소풍 갈 때도 어머니에게 김밥 싸 달라는 말 조차 엄두가 안나 직접 쌀밥에 김치 하나를 달랑 싸간 적도 있습니다. 창피해서 혼자 숨어서 먹었죠.
Q. 주식을 접하게 된 계기는 뭔가?
가난한 일상에 일시적인 방황도 있었지만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바로 정신을 차렸고 서울 소재 대학에 운좋게 입학하게 됐죠. 당시 어머니께서 기뻐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런 기쁨도 잠시, 어느 화창한 봄 날 아침 주무시는 줄만 알았던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죠. 고생하는 가족들에게 미안했는지 `간암 말기`에도 아프다는 말씀을 단 한 번도 안하신 채 그냥 그렇게 쓸쓸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자 이제부터 내 목표는 오로지 돈이다. 나는 없다"라고 다짐했습니다. 충격이 몸서리치게 한으로 남은 것이죠. 그때 주식이란 것을 대학 선배를 통해 접하게 됐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푼 돈이 부풀려지는 짜릿한 맛을 보면서 주식 세계로 빠져들었습니다.
Q. 노숙자 생활을 한게 사실인가
IMF 시절 힘들게 직장을 구했지만 며칠 만에 주식으로 월급 수준의 돈을 벌다 보니 일이 손에 잡힐리 없었죠. 그래서 본격적으로 벌어 보겠다고 주식 공부에만 몰두했죠. 하지만 돈은 자꾸만 줄었습니다. 결국 어머니가 오랫동안 힘들게 모아놓은 통장을 훔쳐 들고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은행으로 향했죠. 결과는 다시 참담한 깡통이었고 복구 욕심에 달동네의 쓰러져 가던 집마저 담보로 잡고 대출받아 모두 날리고 말았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카드깡에 친구와 선후배, 지인까지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 주식 투자로 재기할 돈을 빌렸지만 결국 다 날리고 빚 독촉에 시달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때부터 지하철에서 노숙 생활을 하기 시작합니다. 거지가 된거죠. 당시 목이 말라 땅에 떨어진 음료수 캔을 주어 마셨는데 소변이었어요. 정말 비참했죠.
Q. 어떻게 재기할 수 있었나
다 잃고 벼랑 끝까지 내몰리고 보니까 왜 내가 주식투자로 잃을 수밖에 없었는지, 왜 거기서 사야 하고 왜 거기서 팔면 안됐는지에 대한 수익과 손실 사례가 조금씩 정립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손실 사례와 수익 사례를 노트에 메모해가며 그것을 달달 외우기 시작했죠. 그리고 막노동으로 연명하며 몇 십 만원이라도 모이면 수익을 낸 사례를 바탕으로 단기매매 위주로 투자했고 그 때부터 돈이 불어나기 시작했어요. 워낙 소액으로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전업 투자자였기 때문에 중장기 투자는 먼 꿈같은 얘기였죠. 운이 좋았는지 불과 몇 년 만에 평생 일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큰 돈을 모으게 됩니다. 소위 `깡통`이라는 것을 초보 시절에 여러 번 차다 보니 허드렛일로 모은 돈으로 주식 투자에 성공해서 재기한 셈이죠.
Q. 최대 얼마까지 잃고 또 벌어봤나
월 기준으로 4억원까지 잃어봤고 7억원까지 벌어보기도 했습니다. 2004년에 4억원을 잃었던 이유는 원칙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비중 조절에 실패하면서 무리하게 한 종목에 투자한 것이죠. 손절매 또한 가능했지만 자기합리화 시키며 무시했죠. 결국 원금의 50%를 잃었죠. 당시 큰 좌절이 있었지만 복귀시간을 가지면서 제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 2시간으로 월 30% 불리기>
Q. 직장인 월급으로는 재테크해도 `티끌모아 티끌`이다. `티끌 모아 태산` 정말 가능한가.
돈을 모으는 방법은 크게 아끼기, 모으기, 불리기가 있습니다. 일반인이 티끌 모아 태산이 되려면 `불리기`에 그 성패가 달렸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충분한 투자 훈련을 위해 남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수인 분야입니다. 그래서 수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손실 사례는 제거하고 수익 사례는 반복하는 식으로 자신만의 확고한 투자 원칙을 세워야만 비로소 꾸준한 수익으로 이어져 태산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기업 가치가 담보되지 않는 단발성 단기 급등주나 단순한 테마성 급등주에 연연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부쩍 늘고 있는데 이는 잠시 배를 불려줄 수는 있어도 나중엔 끝내 독이 돼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됩니다. 태산이 되기 위해선 단발성이 아닌 꾸준한 수익 모델 정립을 위해 애쓸 필요가 있습니다.
Q. 하루 2시간으로 매일 100만원을 벌려면
하루 2시간으로 매일 백 만원을 번다는 것은 일평균 수입을 의미합니다. 당일 매매와 단기 매매 그리고 중기 매매의 병행을 통해 하루에 그 이상 수익 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2시간으로 매일 100만원 벌기의 핵심은 저점 매수, 고점 매도가 아닌 경험으로 얻어진 수익 사례를 반복하는데 있습니다.
실제로 증권 아카데미의 대표 강사직으로 근무 당시 열 명의 투자 교육생을 선발해 하루 2시간 투자로 이들 모두를 많게는 월 +80% 수익에서 적게는 월 +30% 수익을 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하루 2시간으로 월 30% 불리기`라는 책을 발간한 겁니다.
Q.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2시간만 투자하는 이유
주식 시장의 정규 거래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까지로 총 6시간인데요. 장이 시작되는 오전 9시~10시는 현금 유입이 상대적으로 가장 왕성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가의 변동성과 탄력성이 가장 큰 시간대입니다. 수익의 기회 또한 다른 시간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래서 하루 거래량의 절반을 넘어서기도 해 전문 투자자들 사이에선 `골든 타임`이라고도 불립니다.
또 오후 2시~3시는 그날 주가가 약세 또는 강세 마감이 굳어지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익일 오를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하기 좋죠. 그래서 이 시간대를 활용해 종가에 매수할 기업이나 종목을 찾을 수 있는 만큼 가장 집중해야 할 소중한 시간대입니다.
<주식과 돈>
Q. 주식투자 철학이 있다면
보통 주식 전문가들의 공통점은 `잃지 않기 위해 발악`을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벌려고 하면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할 때 제 철학은 `잃지만 말자`입니다. 투자의 기본은 버는 게 아닌 잃지 않아야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 꼭 지켜야 하는 게 있다면 `원칙`과 `손절매 기준`입니다. 우선 원칙이 있어야 큰 흔들림없이 꾸준히 수익이 날 수 있죠. 또 손절매는 손실이 아닌 또 다른 수익의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Q. `원포인트 레슨` 인기가 많던데
쉽게 말해 `알짜배기 수익사례`을 바탕으로 겉도는 식이 아닌 콕콕 집어 주는 직설적 방식의 스타일인데 투자자들에게 꽤 반응이 좋습니다.
Q. 강연회에서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사업과 주식으로 모든 것을 잃은 30대 중반의 한 남성이 "대구에서 KTX를 타고 올라가니 당장 보자"고 전화가 왔습니다. 당시 저는 생방송 강의을 앞두고 있었고 남자는 제가 만나주지 않으면 자살을 하겠다고 했죠. 결국 저는 그 남자를 택했죠. 그 남자를 만나 냉면을 사주며 위로를 해줬고 남자는 무사히 돌아가 위기를 모면했죠.
방송이나 대규모 강연 등을 할 때마다 제 휴대폰 번호를 알려드리는 이유는 주식 투자로 비참하고 참담했던 고통의 시절을 겪어 봤기에 힘든 개인 투자자의 심정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정도는 대접해 드릴 수 있는 마음 정도는 늘 간직하고 살고 있답니다.
Q. `와우스탁킹` 수익률 1위다. 어떤 투자 방식을 선호하나
기업의 가치만으로 주식이 오르지는 않죠. 모두가 공포에 질려 있을 때 역행 즉 남들이 다 팔 때 산다는 얘기입니다. 한마디로 대중에는 역행하되 시장에는 순응하는 투자를 선호합니다. 수익은 내가 내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주는 것이란 진리를 주식투자를 하면 할 수록 체감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만 시장이 주는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하겠죠. 지수 대형주나 가치주 및 주도주 등을 시장 상황에 맞춰 단기와 중기 매매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Q. 주식투자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소액으로 몇 년 만에 100억 이상을 번 저와 전업투자 시절을 같이 한 소위 슈퍼 리치급 선수들은 주식 투자로 성공하려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이성이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마인드 컨트롤(심리 조절)`이 반드시 선행돼야 합니다. 모든 대중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부르짖는 과열권에서 `선수`들은 조용히 분할 매도하고 반대로 모든 대중이 공포에 질려 기업의 가치가 아닌 고통을 너나 할 것 없이 투매해 9시 뉴스 헤드라인마저도 `주가 급락`을 보도할 때 `선수`들이 서서히 사들이는 예가 좋은 본보기입니다.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다면 주식을 가급적 하지 않는게 부자되는 지름길이라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의 95%는 잃게 된다`라는 데이터를 몸소 지켜봤습니다. 날고 기는 외국인과 기관이 버티고 있는 한 쉽지 않죠. 이 바닥이 절대 경쟁사회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꼭 해야만 한다면 과도한 욕심이 아닌 순수한 재테크 차원에서 일년에 한 두 번으로 주식 매수를 제한하는게 좋습니다. 모두가 공포에 질려 매도할 때 기업 가치가 우량한 종목을 분할 매수해 중기 투자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숙이라는 거지 생활도 해보고 부자도 되어 보니 행복은 소유가 아닌 `과정`과 `사람`에 있음을 비로소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