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자의 마켓노트> 외국인의 귀환…기관은 차익실현 `삼매경`
주식시장에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달들어서만 3조 3천억 원의 자금이 들어와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0일부터 8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고, 금액도 지난주 17일 하루에만 7천3백억원이 넘습니다.
이같은 매수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코스피가 전고점을 향하던 4월 22일(7,445억원) 이후 최고치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자료에서도 올해들어 지난주까지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5,126억 원에 달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완화 정책을 이어가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줄어든 뒤 신흥국 주식에 투자자금 유입이 계속되는 겁니다.
증권업계 분석으로는 외국인이 앞으로 적어도 1조, 많게는 3조 원까지 한국 증시에 더 투자할 걸로 보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외국인들이 투자한 업종, 종목은 무엇일까요?
실적 악화로 인한 이른바 `빅배스` 부실을 털어낸 기업들이거나 국제유가 반등으로 인해 투자 가치가 높아진 종목, 저평가받았던 대형주에 여전히 자금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도 가격이 크게 하락한 종목을 주로 사들였지만, 외국인 자금의 차이점은 실적과 성장성에 기반해 길게 보고 투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초 이후 매수 기조가 뚜렷한 종목에 한국항공우주, LG생활건강, 포스코, LG전자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번달만 들여다봐도 역시 한국항공우주, 포스코, 현대차, 삼성전자, 현대중공업으로 그간 부진했던 대형주를 주로 사들이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기관은 이달들어서만 2조 6천억 원, 15일째 순매도 중입니다. 특히 투신권에서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가 매일 천억 원 가량 쏟아져 나오면서 지수를 제자리에 묶어두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내다판 셀트리온이나 지수 하락에 유리한 인버스ETF에 주로 투자했던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별로 수익률은 어떨까요?
최근 한 달 간 수급 주체별 코스피 투자수익률을 보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종목 10개 가운데 수익을 남긴건 4개 종목에 불과합니다.
이에 반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순매수 10개 종목 중 8개, 기관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모두에서 수익을 냈습니다.
업종별로 최근 수익률 흐름을 어떨까요?
올해들어 개별 업종 가운데 수익률 회복이 뚜렷한 건 정유화학주입니다.
대한유화는 올해 들어 39%, SK이노베이션은 25%, 현대중공업도 22% 가량 올랐습니다.
국제유가가 2월 중순 이후 50% 이상 급등했기 때문에 원유 재고를 쌓아뒀던 정유회사들의 수익 호전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편입니다.
싼 가격에 반등했던 조선주는 수주 잔액이 얼마 남지 않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관의 차익실현 매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너무 짧게 시장에 대응하기보다 기업의 실적을 들여다보고 조금 더 멀리보고 투자하는 전략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켓노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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