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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 리포트] 경유 티켓으로 항공권 예약시스템 뒤흔든 청년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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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박경현 통신원] 평소 여행을 좋아하던 22살의 인도계 미국인 청년 아크타레 자만은 2013년 스킵플래드 사이트를 개설했다.

렌셀레어 공과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한 자만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데 흥미가 많았다. 그는 여행하면서 비행기를 싸게 예약하는 방법을 고민했고 스킵플래드 사이트를 통해 대중들에게 저렴하게 비행기표를 사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사진설명=스킵플리드의 창업자 아크타레 자만)

스킵플래드 어떤 원리로 만든 사이트인가?

스킵플래드는 항공사마다 가지고 있는 레이오버(도중하차-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는 곳. 하룻밤 24시간 미만의 경유 일정을 의미한다) 제도를 활용해 비행기를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회사다.

쉽게 이야기 하면 최종 목적지로 가기 전에 경유편을 이용해 여정을 이어가는 것이다. 직항 가격이 부담된다면 시간을 더 할애해 경유 편으로 가는게 효율적이다. 비행기를 예약해본 사람은 알 수 있듯이 경유편을 이용하면 가격이 더 저렴한 반면 경유지 한 곳에 머무는 등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여행을 취미로 자주 다녔던 자만은 레이오버 제도를 활용해 저렴한 가격에 경유편을 기다리지 않고 티켓을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일반인은 모르고 항공사만 알고 있는 저렴하게 항공표를 구할 방법이 없을까?"

숨은 도시를 찾아라


(▲사진설명=뉴욕-샌프란시스코-시애틀 경로)

가령 뉴욕 케네디 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경로로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한다고 치자. 미국 국내 항공사 평균 가격은 왕복 기준 300~400달러가 책정된다. 하지만 뉴욕-샌프란시스코-시애틀을 목적지로 하면 비행기 값은 왕복 180달러에 불과하다.

샌프란시스코까지 여행을 간다고 하면 샌프란시스코에서 하차해 시애틀 비행기를 안타고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면 되는 것이다. 즉 샌프란시스코-시애틀 여정을 스킵하는 셈이다.

최종 목적지 이외에 오히려 경로를 추가했을 뿐인데 100달러 이상 저렴한 가격에 여행을 할 수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선 당연히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런 방법으로 숨은 도시를 찾아 스킵플래드 사이트를 제대로 활용하면 어느 곳을 여행 목적지로 정하더라도 최대 8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미국 기준)

항공사들의 반격

미국의 대표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과 오르비츠는 공정거래에 위반된다는 명목으로 즉각 스킵플래드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아무 자본도 없이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사람들에게 편의를 주려고 했던 자만은 큰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자만이 처한 위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져 대중은 자만을 도와주기 위해 펀드 레이징(fund-rasing) 캠페인을 만들었고 자만은 이 도움에 힘입어 7만9천달러(약 9천만원)을 마련해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소송이 진행되던 도중 스킵플래드를 상대로 소송을 건 항공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점점 거세게 일자 두 항공사는 결국 소송을 포기했고 자만은 소송 비용에 사용한 돈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스킵플래드의 방향성

현재 스킵플래드 사이트의 한 달 평균 방문자는 1백만명이 넘어섰으며 사이트는 대중으로부터 꾸준히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이트가 점점 활발하게 운영되면서 많은 투자자가 생겼고 자만은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뉴욕 맨해튼에 사무실을 임대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스킵플래드가 대중으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광고 등으로 수익 창출에 집중하지 않고 사람들 편의를 위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스킵플래드의 CEO인 자만은 앞으로도 이익 창출은 물론 대기업에 합병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아닌 조건 없이 오직 편의를 위해서만 사이트를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작은 아이디어는 항공권 예약의 프레임을 바꾸었고 저렴하게 티켓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에게 밝은 빛이 됐다. 많은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도전 정신과 열정으로 세상에 없던 틀을 만든 자만에게 박수를 보낸다.


박경현 / 미국 통신원 khyun332@gmail.com

*상기 기사는 당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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