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수요일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18%`라는 숫자입니다.
어제 발표된 우리나라 2월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2%나 줄었습니다. 1월의 18.5%보다 감소 폭이 줄었다는 점과 물량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 반전했다는 점이 다소 위안을 주지만 올해 2월 조업 일수가 하루 늘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내림세가 많이 감소한 것 같지 않습니다.
2월에도 국제유가 내림세로 인한 석유류 제품 가격 하락에 해양 플랜트 수출의 급감이 주된 요인이라고 합니다만, 사실은 대중국 수출이 12% 이상 줄어든 것이 더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물론 국제유가의 하락이 대중국 수출을 줄이는 효과도 분명히 있고 또 중국 조선업체의 영향으로 우리 조선 수출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이 꼭 이렇게 간접적인 영향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석유류와 조선 외에도 평판 디스플레이, 반도체, 가전도 10% 안팎으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는 이제 철강, 화학, 기계 등 중간재에서 자동차, 스마트 폰, 가전과 같은 완제품의 부진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바로 우월한 가격대성능비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 로컬 업체들에 시장을 뺏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작년에도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습니다. 2006년 소니로부터 1등을 빼앗은 후 10년째 1등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LG전자가 2등입니다. 그러나 안심할 때는 아닙니다.
2005년 삼성이 1등을 빼앗기 전 세계 10대 TV 제조업체에는 소니를 비롯해 샤프, 파나소닉, 히타치, 도시바, JVC 등 일본 업체가 여섯 개나 됐습니다만, 지금은 소니와 샤프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빈자리를 대부분의 중국 업체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혹 북경이나 상해에 출장 가서 보십시오. 이젠 일류 호텔에도 대부분 중국산 TV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호텔의 격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잘 안 하게 되더군요.
현대, 기아 차의 지난 1월 중국 판매가 21%나 감소했습니다. 중국 시장 전체로 1년 전보다 12%가 늘었고 경쟁사인 도요타, 혼다, GM이 각각 50%에서 30%까지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충격적입니다.
바로 최근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로컬 업체들의 주요 표적이 우리 현대, 기아차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출의 부진, 국제 원유가격의 하락과 세계 교역량의 감소 때문이고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얘기들을 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 안이한 생각입니다. 이제 가격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면 끝난 게임입니다.
문제는 중국 부자들이 조금 비싸도 우리 차 타고 우리 TV만 고집하고 우리 스마트 폰 나오기를 기다리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국제 유가가 상승해서 수출이 회복세를 보여도 사실 이제 됐다고 안도할 일이 아닙니다. 수출, 양보다 질을 봐야 할 때입니다.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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