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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의 부상, KBO리그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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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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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우(사진=넥센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 마운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 시즌까지 팀의 필승 카드로 활약했던 조상우가 팔꿈치 피로골절로 전력에서 이탈이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추후 수술 여부 등 세부적인 사항이 결정되겠지만 올 시즌 정상적인 피칭이 어렵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로써 넥센은 팀의 4번 타자와 주력 외야수, 팀의 1선발과 마무리에 이어 불펜의 필승카드 2명이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전력 약화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일각에서는 여러 가지 이론 등을 제시하며 조상우의 부상은 필연적이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이론이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또한 미국과 한국 야구의 시스템은 분명 차이가 있다. 하지만 어떤 이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올 해로 35년 역사를 맞이하는 한국프로야구의 고질적인 병폐들에 대해서 현장 지도자들부터 반성하고 같은 실수를 ‘성적’이라는 명목으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프로에 입단해 반짝 활약 후 부상으로 사라지는 선수는 2010년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많은 지도자들이 틀에 박힌 대답을 한다. 그것은 아마야구 시절부터 혹사를 당해서 그렇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구체적으로 부상을 당한채로 프로에 입단하는 사례도 많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부상이 있는 선수들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두각을 나타내면 불펜에 놓고 혹사를 시키는 것이 공식이다.

    많은 감독들이 혹사 논란에 “충분히 관리를 해주고 있다.”라고 변명하지만 과연 불펜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들 가운데 관리를 받고 있는 이들은 몇이나 될까? 조상우를 예로 들면, 프로 입단 첫해는 단 8이닝을 소화했기에 배제하더라도 2시즌 동안 쉬지 않고 던졌다.

    2014시즌 정규시즌 69.1이닝과 포스트시즌에서 8.2이닝을 더 던졌다. 단순히 이닝이 추가된 것만 볼 것이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쌓였던 피로도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시즌 93.1이닝 소화, 포스트시즌에서 6.1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6.1이라는 수치보다 넥센 벤치는 무리하게 조상우를 기용했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시즌 후 프리미어12에도 참가했다. 따라서 조상우는 웬만한 선발투수 혹은 그 이상으로 던졌다고 해도 무방하다. 다만 4~5일 휴식 후 등판하는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였다.

    그러나 부상을 당한 후 염경엽 감독은 지난 시즌 80이닝 정도만 던지게 했어야 했다고 자책을 했다.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다만 이는 염경엽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취하는 형태다. 정작 현장 지도자들이 선수 보호와 거리가 먼 선택을 하면서 “리그에서 투수가 없다.” “한국야구 위기다.”를 외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할 뿐이다.

    지난 해 모 감독은 150km를 던지는 유망주가 팀에 있다면 장기적인 육성보다 성적을 위해 불펜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리그에 선발 투수 자원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이것이 현재 KBO리그의 현실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발야구로 재미를 보는 팀이 탄생하자 모두가 동일한 야구를 했다. 그 결과 리그에서 거포는 한 동안 씨가 말랐다. 마찬가지로 현재 리그에서 우수한 토종 선발투수가 없는 이유는 2000년대 초반 이후 불펜 야구로 좋은 성과를 낸 팀들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모든 팀들이 표면적으로 선발자원을 중요시하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불펜으로 버티는 것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젊은 투수들이 한 두 시즌 반짝하고 수술대에 오르거나 조용히 사라지기도 한다. 또한 서른 살도 안 된 선수에게 과거를 전성기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냉정하게 봤을 때, 지난 시즌 김성근 감독이 혹사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 덕분에 모든 것이 묻히는 이들이 존재하고 이들은 명장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 더 무서운 일이다.

    이제는 현장 지도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자신의 감독 생명을 담보로 선수생명을 볼모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선발 자원이 없어서 불펜으로 버틴다.”라고 주장을 한다면 그는 감독 자격이 없는 것이다. 물론 한 시즌 정도는 임기응변식으로 꾸려나갈 수 있지만 매년 변하지 않는다면 그 감독에게 스프링캠프는 해외여행에 불과한 것이다. 자원이 없다고 하지만 왜? 자원이 없을까? 누군가 훌륭한 자원들이 있을 때마다 마구잡이로 소진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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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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