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국제유가 급락에 휘청거렸다.
23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88포인트(1.14%) 하락한 1만6,431.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23포인트(1.25%) 내린 1,921.2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7.03포인트(1.47%)낮은 4,503.5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폭을 키웠다.
전일 회복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에너지와 소재업종 주식을 끌어내린 것이 전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는 감산 가능성을 일축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의 발언이 나온 뒤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돼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배럴에 1.52달러(4.5%)나 낮아진 31.87달러로 마쳤다.
유가는 단기 급등에 따른 이익실현 매물 속에 감산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분위기가 증폭돼 하락세를 보였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IHS CERA위크 연설에서 수요에 대해 우려하지 않으며 셰일오일 등을 포함한 추가 공급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세계 공급 과잉 축소를 위한 감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과 소재업종이 각각 3.2%와 2.3% 떨어지며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프리포트 맥모란은 8% 이상 급락했고, 셰브론과 엑손모빌도 각각 4%와 1% 넘게 떨어졌다.
은행주도 에너지 기업 대출 우려가 불거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골드만삭스는 2.6%, JP모건은 4%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각각 3% 넘는 내림세를 나타냈다.
웨어러블 스마트워치 제조사인 핏빗은 전일 발표한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증권사들의 투자의견 하향이 줄이어 주가가 20%나 급락했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하락한 것도 시장 하락에 일조했다.
2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지수는 비즈니스 여건에 대한 비관론 확산으로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수정치 97.8보다 하락한 92.2를 나타내며 마켓워치 조사치 97.5를 밑돌았다.
퍼스트 스탠다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전일 상승분을 일부 되돌리며 하락하고, 소비자 신뢰지수가 하락한 것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시장 전망은 엇갈리며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카플란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생산 과잉 등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고려할 때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반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가 올해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미네소타 블루밍턴 행사에 참석해 미국 경제 성장 상황이 "꽤 좋은 것으로 보인다"며 "기본적으로 올해 남은 기간에 경제가 점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시카리 총재는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한 직접적인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온라인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