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부동자금이 작년 말 사상 처음으로 93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저금리로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렸지만, 실물경제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현금성 자산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단기 부동자금은 약 931조3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4년 말보다도 무려 17.2%나 증가한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현금 76조3천억원, 요구불 예금 181조9천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450조2천억원, 머니마켓펀드(MMF) 58조2천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43조8천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21조1천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 8조4천억원 등이다.
여기에 6개월 미만 정기예금 70조5천억원과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20조9천억원이 합쳐진 개념이다.
실제 중앙은행에 의해 시중에 풀린 자금이 경제 전반에 얼마나 잘 도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통화승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통화승수는 높을수록 금융회사들이 고객을 상대로 신용 창출을 활발히 했다는 의미가 있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본원통화에 대한 광의통화(M2)의 배율로 산출되는데 작년 12월 통화승수(평잔 기준 본원통화 대비 M2 기준)는 17.5배에 그쳤다.
1996년 10월 이후 19년여 만에 최저로 1999년 한때는 32.7배에 달하기도 했으나 갈수록 낮아져 2014년 12월에는 19.0배였다.
통화당국은 통화승수 하락세의 이유로 고액권인 5만원권 현금의 보급 확산, 달라진 금융상품의 구조 등을 원인으로 들기도 한다.
그러나 통화정책 효과가 전혀 작동하지 못하고 무력화되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