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불안이 지속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해 일본의 경제성장 전략인 아베노믹스가 위협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은 미국 동부시간 오후 1시30분 현재 1달러에 113.88엔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1.22엔(1.06%) 떨어져 114엔까지 무너진 것으로, 일본 엔화의 강세가 이어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날 엔화는 1달러에 114.05엔까지 떨어져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안전 화폐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엔화는 다른 화폐보다 안전한 통화로 여겨지고 있어 금융 불안이 확산할수록 투자자들이 좋아한다.
최근 주요 국가의 주식 시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저유가 등에 따라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안전자산이 선호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는 것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이 달러의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작아짐에 따라 투자자들은 달러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도 이날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경기가 글로벌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경기가 부진하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출 것임을 시사했다.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은 수출 부진 등으로 이어져 일본 경제의 재도약을 노리는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본은 지난달 29일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했다.
이는 돈을 은행에 예치해도 이자를 받기는 커녕 보관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의미로, 소비를 늘리려는 예상외의 강수였다.
하지만 이런 일본의 의도와는 달리 엔화는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여 왔다.
일본이 금리를 내린 이후 엔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6% 이상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엔화 강세가 일본의 성장 전략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전했다.
엔화 강세는 일본 기업의 수출을 어렵게 하고,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임금 인상이 어렵고 소비가 감소하는 연쇄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본 주식시장이 9일과 10일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한 것도 일본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일본 당국은 증시 급락의 원인을 글로벌 저성장 우려에서 먼저 찾고 있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일본의 어두운 경기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 데 이어 엔화 강세까지 겹쳐 부정적인 영향을 낳고 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