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 등 일부는 시장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적(어닝 쇼크)으로 벌써부터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증권사들은 통상 4분기에 어닝 쇼크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서도 올해 1분기에 대한 눈높이를 조금씩 낮추고 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치를 낸 상장업체 186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0조5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달 전 추정치인 31조25억원보다 3.07%나 줄어든 수준이다.
1분기 매출액과 순이익 추정치도 한달 전보다 각각 1.55%, 3.77% 줄었다.
업종별로는 전자 장비·기기(-36.00%)에서 눈높이가 가장 많이 낮아졌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SDI의 경우 올해 1분기에도 358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한달 전만 해도 영업손실 예상치는 29억원이었다.
증권사들은 삼성SDI에 대해 "일회성 비용이라도 쇼크는 쇼크"(
이베스트투자증권), "당분간 실적은 기대 말자"(신한금융투자), "부진의 늪이 너무 깊다"(
동부증권) 등 부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디스플레이·관련부품(-21.95%), 조선(-20.77%), 해상운수(-16.47%) 등도 한달 전보다 영업이익 기대치가 대폭 쪼그라들었다.
특히 지난해 초대형 어닝쇼크를 안긴 조선 업종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 전망치가 435억원으로 한달전(414억원 영업손실)보다 더 악화된 것을 비롯해
현대중공업(-19.90%),
삼성중공업(-15.68%),
현대미포조선(-5.86%) 등 기대치가 모두 낮아졌다.
한진해운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불과 1개월 만에 36.61% 낮아졌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개월 전 9,522억원에서 8,537억원으로 10.35%나 낮아지면서 반도체·관련 장비 업종의 영업이익 기대치도 평균 8.88% 하향 조정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는 3년 연속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탓에 4분기 영업이익은 9,889억원에 그치며 8분기 연속 `1조 클럽` 달성에는 실패했다.
실적 발표 후 한국투자증권(5만3천원→4만3천원),
NH투자증권(5만3천원→4만1천원), KDB
대우증권(4만5천원→4만원),
미래에셋증권(4만8천원→3만7천원)
교보증권(4만7천원→3만9천원) 등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줄을 이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수요가 부진하고 D램 20나노미터(㎚) 공정 전환 효과가 미미한 상반기에는 실적 모멘텀이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효과가 기대됐던 자동차(-7.37%) 업종에 대한 실망도 크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개월 전보다 각각 5.50%, 12.07% 낮춰진 상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지난해 4분기에 시장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냈고 올해 1분기에도 재고 조정에 따른 악재 요인이 집중돼 실적 모멘텀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NH투자증권(20만원→19만원),
대신증권(19만5천원→19만원), 하나금융투자(19만원→17만원), 동부증권(21만원→19만원) 등이 줄줄이 현대차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밖에 금속·광물(-8.17%), IT 서비스(-7.68%), 항공운수(-6.58%), 건설(-6.58%), 증권(-6.13%) 등의 눈높이도 한달 전보다 낮아졌다.
반면 제약(42.12%) 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전망치는 한달새 대폭 올랐고 전력(7.98%), 음료(5.05%) 등도 기대치가 소폭 상승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불안한 매크로 환경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실적 하향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 코스피 1,950선 이상에서는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