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가 본격화됐다.
호텔롯데는 우량 기업에 적용되는 상장심사 간소화제도(패스트트랙)를 통해 이르면 내년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형제간 경영권 갈등과 면세점 탈락 등의 악재속에 난국을 타개할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호텔롯데는 21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호텔롯데 기업공개 대표 주관사는 KDB
대우증권, 메릴린치인터내셔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3곳이다.
호텔롯데는 패스트트랙을 통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상장하겠다는 의사를 거래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트랙은 ▲ 자기자본 4천억원 ▲ 매출액 7천억원 ▲ 당기순이익 300억원 이상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기업에 대해 상장 심사 기간을 기존 45영업일에서 20영업일 이내로 줄여주는 제도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호텔롯데의 자기자본은 9조9,600억원, 매출은 3조6,070억원, 당기순이익은 1,123억원 등이어서 패스트트랙 요건에 부합한다.
호텔롯데가 패스트트랙을 적용받으면 내년 1월 하순 거래소의 상장 승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기관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 가격을 정한 뒤 일반 공모주 청약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3월 상장할 전망이다.
호텔롯데의 상장작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거래소 측의 적극적인 화답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은 지난 8월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자 순환출자 해소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핵심 방안으로 호텔롯데를 이른 시일내 상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도 시가총액이 10조~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어급` 호텔롯데를 상장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다만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간 경영권 갈등 문제가 상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하면 상장 요건 중 기업의 계속성 부문에 대해서는 심사를 생략하지만 투명성이나 안정성과 관련해서는 질적 평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 월드타워 면세점 운영권을 잃은 만큼 시장에서 받을 밸류에이션(기업 가치)도 관심거리다.
당초 상장 이후 예상 시가총액이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면세점 운영권 탈락 이후 10조~15조원으로 줄었다.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 호텔롯데 상장 이후 일본롯데 상장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과 코리아세븐 등 계열사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상장간소화절차우량 기업에 대해 기업공개(IPO) 절차를 간소화해 빠르게 상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 일반 기업은 상장 심사 기간이 45영업일이지만 패스트트랙을 적용받으면 20영업일로 줄어든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