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사이다 사건 (사진 = 연합뉴스)
농약 사이다 사건, 두번째 국민참여재판서 `날선 공방`…진실 드러나나?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두번째 국민참여재판이 8일 열렸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단은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손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유력 용의자 박모(82) 할머니 집 감나무 밑에서 발견된 `뚜껑 없는 드링크제 병`의 범행 연관성을 놓고 공방을 벌었다.
앞서 이 병에서는 피해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에 든 농약(메소밀)과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 검찰은 피고인 집에서 이 병과 제조번호가 같은 드링크제 병 여러 개를 발견한 것.
이에 변호인단은 "해당 드링크제 병에 흙이 많이 묻어 있고, 글자도 다 뭉개져 있는 등 상당히 오랜 시간 비바람에 노출되고 밖에 방치된 것이다"며 범행에 사용했다는 검찰 주장을 반박했다.
또 변호인단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경찰에 압수된 병의 훼손 정도가 도저히 집 안에 있던 것과 같은 것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의 반박에 검찰은 "병이 땅에 일부가 박힌 상태에서 나왔고, 발견될 때까지 마당에 방치돼 있었기 때문에 집안에 곱게 있던 것과 형상이 같을래야 같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제조번호가 같은 데 집안에 있는 드링크제 병과 관계가 정말 없다고 하는 것이 맞는지 배심원들이 판단해 달라"고 했다.
변호인단과 검찰은 이 드링크제 병에서 지문, DNA 등 직접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또 변호인단은 검찰이 피고인 바지·상의, 전동휠체어, 지팡이 등 21곳에서 메소밀 성분이 검출된 것을 주요 증거로 제시했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앞서 열린 7일 재판에서는 새로운 증거로 농약(메소밀) 성분이 묻은 마을회관 걸레와 두루마리 휴지 등을 제시됐다.
또 검찰은 119구급대가 출동했을 당시 마을회관의 한쪽 문을 닫고 구급차를 보고도 회관 안에 있는 피해자 들을 알리지 않은 점 등이 박 할머니가 범행을 은폐하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약 사이다 사건 유력 용의자 박 할머니 변호인 측은 농약을 넣은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는 점과 농약 투입 시기와 구입경로를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친구처럼 지낸 할머니들을 살해할 동기가 없는 점, 옷의 살충제도 일을 돕다가 묻은 것이지 다른 이유를 붙이기 어렵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이날 추가 공개한 농약이 묻은 걸레와 두루마리 휴지는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박씨가 피해자들이 내뿜는 거품을 닦아주면서 묻었을 것”이라며, 검찰이 범행도구로 제시한 박카스 병과 동일한 제조일자를 가진 병은 얼마든지 발견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국민참여재판에서는 오는 10일까지 검찰과 변호인단이 요청한 증인 18명에 대한 신문을 한다.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피고인 신문, 검찰 측 의견 진술, 변호인단 최후 변론, 배심원단 평의·평결 등을 할 예정이다.
한편 박 할머니는 지난 7월 14일 오후 2시 43분께 경북 상주시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농약 사이다 사건, 두번째 국민참여재판서 `날선 공방`…진실 드러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