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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편.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과 국제금융시장, 그리고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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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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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1편.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과 국제금융시장, 그리고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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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1편.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과 국제금융시장, 그리고 한국경제




    중국 정부의 오랜 숙원 과제였던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IMF SDR) 통화 바스켓 편입이 확정된다. 신흥국 통화 중 가장 먼저 준비통화로 인정받는 것으로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금융질서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SDR은 회원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쳐했을 때 담보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가상적인 국제준비통화다. 1970년 도입 당시에는 SDR과 달러 가치를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1SDR을 금 0.88671g으로 설정됐다. 세계무역이 급증하면서 금 생산량에 한계가 있고 미국이 달러를 공급하기 위해 대규모 경상적자를 감수(`트리핀 딜레마`라고 부른다)해야 했다.

    1974년에는 SDR 가치를 세계무역의 1% 이상인 상위 16개국 통화와 연계돼 산출하는 바스켓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구성통화가 많아 계산이 복잡하고 변동성이 심해 1981년부터는 달러화, 엔화, 마르크화, 파운드화, 프랑화로 축소시켰다. 2001년부터는 마르크화, 프랑화가 유로화로 흡수되면서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로 현 체제가 확정됐다.

    SDR 바스켓 통화 편입 여부는 5년에 한 번씩 기존 편입국의 85%가 찬성해야 확정된다. 편입 희망국 통화는 두 가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하나는 세계무역 결제에 있어 해당 통화의 활용 여부다. 다른 하나는 국제외환시장에서 사용 편의성으로 충분한 외환 거래량, 선물환 시장 존재 여부, 자본거래 개방성 등이 평가기준이다.

    중국 정부는 2009년 양회(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위안화 국제화를 공식 선언했다. 그 후 환율제도 개편뿐만 아니라 무역과 투자결제 시 위안화 사용 권유, 자본시장 개방 통한 외국자본 유치, 역외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실현하고자 노력해 왔다.

    특히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위안화 국제화에 주력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2010년 3분기 1,264억 위안에서 올해 1분기에는 2조 89억 위안으로 급증했다. 위안화 거래센터도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프랑크푸르트, 파리, 토론토, 서울 등 15개국 주요 도시에 설립했다.

    2008년 이후 28개국과 3조 1,592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위안화 거래 여건 개선은 물론 국제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과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도 위안화 결제가 상당부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개발은행(NDB)의 준비통화도 위안화를 기본으로 하고자 합의했다.

    중국 정부가 SDR 편입에 주력해온 것은 경제규모에 걸맞게 국제통화로 위안화의 위상을 높이고자 야망 때문이다. 중국의 GDP는 전 세계의 16%를 차지해 2위, 수출과 제조업 생산비중은 각각 12%, 19%로 세계에서 가장 높음에도 불구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금융시장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의외로 빨리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이 위안화를 준비외화로 보유할 수 있게 되면 고질적인 `낙인 효과(Stigma Effect·신흥국에 속했다는 자체만으로 당하는 불이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위기에 시달려왔던 대부분 신흥국에게 낙인 효과는 의외로 크다.

    다양한 형태의 효율적인 자금조달도 가능해 진다. 현재 국제채권시장의 경우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등 대부분 선진국 통화로 구성돼 있어 중국의 경우 빠른 성장과 높은 경제규모에도 신흥국 우려에 따른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 지불로 자금조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다른 신흥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춰 `달러 함정(Dollar Trap)`에서 벗어날 수 있다.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미국 국채 중 22.7%에 달한 만큼 최대 보유국이다. 중국이 미국 국채의 비중을 낮추기 위해 미국 국채 매입을 중단하거나 팔게 되면 보유국채 가격이 떨어져 대규모 평가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속적으로 달러 자산을 매입해야 하는 `달러 함정`에 빠져 왔다. SDR 통화 바스켓 포함되면 위안화가 국제준비통화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외환보유에서 점차 달러 의존도와 비중을 축소시켜 나가 궁극적으로는 달러 함정에서 벗어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IMF에도 커다란 변화에 예상된다. 현재 IMF 내 투표권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나머지 16개 신흥 회원국의 비중은 30% 내외에 불과하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면 2차 대전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IMF 내에서 신흥국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질서도 미국과 중국 주도의 양대 경쟁구도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대전 이후 미국 중심의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국제통화기금)-WB(World Bank·세계은행)-ADB(Asia Development Bank·아시아개발은행)`으로 이어지는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시대가 전개돼 왔다.

    하지만 위안화의 SDR 편입을 계기로 중국 주도의 CRA(Contingent Reserve Arrangement·긴급외환보유기금 혹은 중국판 IMF)-NDB(New Development Bank·신개발은행)-AIIB(Asian Infrastructure Invement Bank·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을 통해 팍스 시니카(Pax Sinica) 시대를 전개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SDR 편입으로 위안화가 무역결제 뿐만 아니라 준비통화로 부상해 국제적인 영향력과 신뢰성을 확보해 나가면 위안화 가치는 중장기적으로 절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거래, 외화보유에서 위안화 비중이 확대되고 위안화 표시 금융자산을 증대시켜 위안화 수요가 꾸준히 증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위안화 SDR 편입 이후 세계무역과 국제금융시장에서 예상되는 새로운 변화를 토대로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중국 정부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 국내 기업은 결제통화 다변화, 브랜드 가치 강화, R&D 투자 확대를 통한 기술력 제고, 효과적인 환위험 관리 등을 통해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마련해나가야 할 때다.


    세계 역외 위안화 거래센터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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