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애 기자] ‘큐시트 따위 개나 줘버린 공연의 무한루프’. 다이나믹듀오의 쇼케이스가 끝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었다. 오프닝 무대의 화끈한 열기는 어쩐지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거세졌다. 끝날 듯 끝나지 않았던 시간을 지나 클라이맥스에 달했을 무렵, 쇼케이스 무대의 지박령이라도 될 것처럼 공연장을 떠나지 못하던 다이나믹듀오가 “이젠 진짜 끝”이라고 말했다. 절정의 순간 치고 빠지는, 그들의 밀당에 오늘부터 ‘완전 팬’을 선언했다.
다이나믹듀오는 17일 네이버 V앱을 통해 생중계된 정규 8집 앨범 ‘그랜드 카니발’(GRAND CARNIVAL)의 컴백 쇼케이스를 통해 팬들과 만났다. 아담한 규모의 공연장 덕분에 팬들은 다이나믹듀오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을 맞추고 눈빛을 교환했다. 이날 래퍼 나플라와 함께 신곡 ‘J.O.T.S`로 오프닝 무대를 연 다이나믹 듀오 개코는 “원래 이정도 인원이 더 떨려요. 왜냐면 인원이 많지 않아서 여러분 얼굴이 한명씩 다 보이거든요”라며 웃었다. 이어 묵묵히 재킷을 벗는 팬서비스(?)로 관객들의 환호를 불러일으킨 최자를 보며, 개코는 “팔 근육 자랑하려고 일부러 벗는 거니까 반응해주지 마세요. 전 재킷 안 벗을 거에요. 왜냐면 이미 머리가 까졌기 때문에 안 더워요”라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본격적인 무대에 앞서 개코는 “이번 앨범은 심오한 인생의 교훈 같은 무거운 주제가 아니라 살면서 느끼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가사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사실 지금 수능 보는 것처럼 엄청 떨리네요”라며 컴백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한 관객에게 “수능 망했다고요? 괜찮아요, 수능은 원래 망하는 맛에 보는 거니까요”라며 유쾌한 위로와 함께 공연을 시작했다.
이날 다이나믹듀오는 새 앨범 타이틀곡 ‘꿀잼’부터 수록곡 ‘옥상에서’까지 선보이며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출첵’, ‘씨스루’, ‘BAAAM’, ‘죽일놈’, ‘고백’, ‘물음표’, ‘불꽃놀이’ 등 과거 히트곡을 연달아 열창하며 열기를 더했다.
어느덧 공연이 1시간을 꽉 채웠을 때 쯤, “이제 끝났어요, 고맙습니다”라며 슬로우 모션으로 퇴장하는 다이나믹듀오의 뒷모습에 관객석에선 어김없이 ‘앵콜’이 터져 나왔다. 이에 무대 위로 재등장한 최자는 “일단 오늘 이 자리는 앨범 첫 무대라는 점에서 정말 특별해요. 근데 그보다 더 특별한 건 여기 모인 여러분들이에요. 왜냐하면 지금 여기 계신 분들이야말로 저희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해주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대로 끝내긴 아쉬워요”라며 팬들의 앵콜요청에 응답했다.
이어 관객석에서 요청한 여러 신청곡 중 ‘자니’, ‘쌔끈해’, ‘불타는 금요일’ 공연이 진행됐다. 특히 ‘자니’의 가사 부분은 관객 모두가 떼창을 선보였다. 다이나믹듀오와 관객의 목소리로 완성한 공연의 에너지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이제 정말 마지막 곡이겠구나` 생각했던 순간, 다이나믹듀오가 말을 이었다. 개코는 “여기 앞줄 계신 분들, 바닥에 큐시트 보이세요? 지금 큐시트 끝난 지 한참 된 것 보이시죠. 예정에 없던 곡 계속 부르고 있어요. 이제는 정말 끝내야 되는데 나가질 못하겠어요. 딱 한 곡만 더 할까요? 생방송 나가든지 말든지 저희도 이제 모르겠어요 그냥 할래요”라며 ‘Ring my bell’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이번 컴백 쇼케이스는 다이나믹듀오의 건재함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2년 4개월 만의 컴백에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가 어색하다”라며 쑥스러워 하던 그들이었지만 공연 시작과 동시에 돌변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웬만한 개그 콤비에 뒤지지 않는 두 사람의 입담부터 신곡 공개, 그리고 히트곡 퍼레이드까지. 한 시간을 조금 넘긴 특별한 팬서비스 현장이었다. 공연장을 나온 기자는 “다이나믹듀오 쇼케이스 어땠어?”라고 묻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어땠냐고? 꿀잼!
(사진=네이버 V앱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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