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사진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미국발 마이크로 비드, 일명 플라스틱 스크럽제 논란에 대해 국내 화장품업계가 발빠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체적으로 마이크로 비드 사용 금지를 선포하며 해당 성분을 천연성분으로 대체하는 등 실질적인 행동에 돌입한 것이다.
마이크로 비드는 지름 1mm 이하의 플라스틱으로 만든 구슬로 치약, 각질제거제 등의 주요성분으로 쓰인다. 크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하수처리 시설에서 여과되지 못하고 바다로 흘러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 비드 논란은 2008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한 마이크로 플라스틱의 영향력에 관한 국제연구 워크숍에서 마이크로 비드의 해양환경 오염 가능성에 대해 연구자들이 합의하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에서는 현재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9개 주에서 마이크로 비드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캐나다 또한 해당 성분의 사용 금지 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로레알, P&G 등 다국적기업들은 앞다퉈 마이크로 비드 사용 제한을 발표했다.
로레알은 2017년까지 스크럽 제품에 포함돼 있는 폴리에칠렌 마이크로 비드 성분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 기존 성분과 동일한 효능 및 안전성이 입증된 천연 대체 성분을 찾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할 것임을 선포했다. P&G 역시 2017년까지 모든 제품에 마이크로 비드를 제외할 방침이다. 한국에서 판매 중인 제품의 경우 이미 마이크로 비드를 함유하지 않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 화장품기업들도 마이크로 사용 제한 흐름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일례로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상반기부터 신제품에 플라스틱 마이크로비드 사용을 금지했으며 기존 제품은 전량을 대체하기로 결정해 현재 마무리 작업 중에 있다.
LG생활건강 또한 현재 대부분 제품의 성분 대체 작업을 완료했다. 연내 전제품에 마이크로 비드를 제외한다는 구상이다.
닥터자르트, 카오리온 등도 현재 판매 중인 전 제품에 마이크로 비드 대신 곡물가루 등 천연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조성아22 등 브랜드를 보유한 초초스팩토리 역시 마이크로 비드를 사용 금지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물에 용해돼 잔존하지 않는 비즈, 캡슐, 그래뉼에 한해서만 제품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 비드의 생태계 파괴 논란이 있기 전부터 국내 화장품업계에서는 저자극, 천연 열풍과 함께 알갱이가 없는 스크럽제 또는 천연 스크럽 성분에 대한 개발이 활발히 진행돼 왔다"며 "K뷰티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만큼 마이크로 비드 사용을 줄이려는 업계 노력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