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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 빼빼로 가래떡 비웃은 중국 솔로데이의 괴력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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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1일은 빼빼로 데이이고 여기에 가래떡 데이라는 새로운 도전자가 도전장을 내밀어 왔다. 이외에도 농업인의 날이고 지체장애인의 날이며, 보행자의 날, 눈의 날이기도 하다. 여기에 철도여행의 날도 있고, 아주 새롭게는 젓가락데이라는 타이틀도 붙고 있다.

해마다 11월이면 매년 영토전쟁을 벌이고 내년에도 상황은 비슷하거나 똑같이 벌어질 것이다. 11월 11일이면 빼빼로 데이의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고, 가래떡 데이는 그 의미와 가치를 부각하는데, 치중할 가능성이 많다. 농업인의 날이나 지체장애인의 날, 눈의 날 젓가락데이도 경합을 여전히 할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빼빼로데이나 가래떡 데이냐 경합을 하고 있는 사이 중국에서는 올해도 11월 11일을 광군(光棍)제 즉, 솔로데이를 내세워 각종 마케팅에 나섰다. 올해 거래된 양은 거의 폭발적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부족하다. 솔로데이에 전자 상거래 업체들의 매출액은 평균 3-4배 증가해 왔다. 광군제(솔로데이)에 중국 온라인 매출액은 23조원이다. 샤오미의 경우1시간 반만에 725억원의 매출의 보였다. 분당 8억원이었다.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주도한 알리바바의 경우, 광군제 시작 12분만에 1조81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12시간 정도에 10조2000억에 육박했다. 7시간 만에 지난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액을 넘어섰다.

11월 11일 마케팅의 경합은 각종 데이에서 생각할 수 있는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어떤 데이는 성공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존재감도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무엇일까?

데이 마케팅이 영토전쟁을 벌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데이들은 이성과 합리성에 호소하는 경향이 많다. 이성과 합리에 호소하는 경우에는 의식이나 절차적 의례가 더 우선되기 때문에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다. 머리속으로는 이해하고 가치있게 판단할 수 있지만 몸과 마음은 이에 따르지 못하고 만다.

빼빼로데이는 본래 아름다운 몸매를 갖기 원하는 여고생들의 스토리가 담겨져 있었다. 또한 서로를 위해주는 따뜻한 관심과 정이 배어 있는 점이 담겨 있다. 더구나 접근성과 가용성이 높다. 즉 저렴한 가격에 쉽게 손에 쥐고 전해줄 수 있었다. 달콤함 맛고 있어서 기분을 좋게 만다는 효과도 있었다. 이러한 스토리와 컨셉을 갖고 있는 다른 데이 명칭은 잘 보이지 않는다. 농업인과 지체장애인의 중요성을 생각하거나 눈과 젓가락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본능적이고 감성적인 마음을 일으키면서 각 개인들에게도 행복감을 줄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생김새 자체를 강조하거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에 머문다.

솔로데이를 한 번 보자. 그들에게 11월 11일 광군은 빛나는 막대 기둥이라는 뜻이다. 혼자 있는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혼자라고 해도 자신들을 가치를 스스로 생각하라는 뜻이다. 자신 스스로 자신에게 보상적 가치부여를 해주고 여기에 자신을 위한 상품이나 서비시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이날은 솔로들을 위한 날이며 그들의 삶이 행복하게 기원하고, 솔로들에게 오히려 힘을 줄 수 있기도 하다. 싱글이나 1인가족이 많이 늘어난 사회경제적 상황에서 사람들을 감성적으로 터치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데이 마케팅에서는 포괄적인 품목을 담아낼 수 있다. 빼빼로 데이에는 길다란 초코과자 하나만을 다룬다. 가래떡 데이를 강조하는 경우, 떡 그 자체만을 다룬다. 하지만 솔로데이는 그 품목의 다양성을 헤아리기 힘들다. 솔로데이라고 하는 상위 컨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 컨셉 즉 하이 컨셉을 가질 수록 그 범위는 늘어나며 경제 현상을 포괄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 알리바바의 경우 전세계 25개국 5000여개 해외브랜드를 포함해 600만종의 상품을 참여 시켰다.

솔로데이는 유통업계 특히 인터넷 기반의 이커머스에서 활발하게 마케팅 활동의 대상이 돼 왔다. 비단 중국 대륙의 인구와 규모의 경제 때문에 이런 막대한 이익을 날 수도 있었지만, 그 핵심 원리들이 무엇인지 기억할 필요는 있다.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컨셉과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인간적인 본능적 욕망과 직관적인 이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컨셉과 스토리는 단일하지 않고 포괄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이 컨셉과 스토리여야 한다. 또한 상품과 서비스의 구매와 이용은 스마트 모바일에 적합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조선초, 불교를 없애야 한다는 사대부들의 거듭된 압박에 세종은 이렇게 말한다. `고금이래로 지금까지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폐단이 많아도 사람들 사이에 존립하는 무엇인가는 다 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마케팅 전략에 우선하는 것이며 콘텐츠의 진정성이겠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당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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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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