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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EBS '하나뿐인 지구', 시민 모금으로 만든 환경 다큐 무단 표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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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center">사진 - 30km, 하나뿐인 지구 캡처

</p>
한 환경단체에서 제작한 독립 단편 다큐멘터리를 EBS(한국교육방송공사)가 그대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모 환경단체와 함께 환경 다큐멘터리 영화 `30km`를 만든 전문 촬영팀 1984 소속 제작자 B씨는 지난 11일 본지 기자와 만나 "1984에서 제작한 독립 다큐의 장면과 EBS의 하나뿐인 지구`의 오프닝이 똑같다"고 주장했다.

제작자 B씨는 거의 흡사한 두 장의 스크린샷을 보여주며 "EBS에서 이렇게 베끼고 나 몰라라 할 줄은 몰랐다"며 "EBS는 공영방송이 아니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B씨는 이 환경단체와 함께 `30km`를 제작해왔고, 이미 티저 영상은 공개됐으며 오는 11월 17일 개봉만을 앞두고 있었다.

B씨는 "EBS에서 얼마 전에 방영된 `하나뿐인 지구`라는 프로그램의 `이곳에 원전이 있다`편을 봤는데, 우리가 만든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을 완전히 똑같이 베꼈다"며 "화면 구도며 소품이며 톤이며 너무 똑같아서 황당했다"고 울분을 삭혔다.

이어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제작진에게 항의하고, EBS 감사팀에도 문의했지만 그냥 나 몰라라 식이어서 더 화가 난다"고 눈물까지 글썽였다.

`하나뿐인 지구`는 매주 금요일 저녁 EBS1에서 방영되는 환경 관련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1991년부터 시작한 장수 프로그램이다. EBS 홈페이지에는 `국내 유일 환경 프로그램 하나뿐인 지구`라고 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EBS 제작진 측은 "`하나뿐인 지구-이곳에 원전이 있다`를 만들면서 해당 환경단체에 먼저 연락해, 다큐멘터리 `30km`의 티저 영상 중 일부를 방송에 사용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에 이 단체는 "EBS에서 공문을 보내면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문은 오지 않았고, 이후 EBS 제작진이 `30km` 제작 시 썼던 소품을 단체로부터 빌려간 얼마 후, 해당 다큐멘터리와 똑같이 찍어 편집한 장면이 지난 10월 30일 EBS의 `하나뿐인 지구`에 삽입되어 방송됐다.
사진 - 1984 제공
환경단체 관계자는 "EBS에서 프로그램 제작 전 우리 영상을 보고 사무실로 먼저 연락을 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단체는 당시 EBS 제작진 측에 "아직 다큐멘터리가 공개 전인데다, 영상 전문 촬영팀 1984과 작업한 것이므로 우리 맘대로 결정할 수 없다"며 "이런 요청은 전화가 아니라 EBS측에서 공문을 통해 정식으로 요청하시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 이후에도 EBS 제작진 측에서는 공문 요청에 응하지 않고 전화로 재차 사용 요청을 해왔으며, 해당 환경 단체에서는 `30km`의 영상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23일 오전 11시 30분 경 EBS측에서 환경 단체에 다시 연락해 "그 촬영에 쓰인 방독면과 의상을 대여해도 되겠느냐"고 문의했다. 해당 환경 단체의 팀장 C씨는 보증금을 받고 대여를 해주었으며, 물품이 온 뒤로 제작진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 EBS1 `하나뿐인 지구`에서 ‘30km`와 똑같이 촬영하여 편집된 장면이 그대로 방송되었다.

이를 본 1984측은 "EBS 제작진의 담당 작가에게 연락해 어찌된 영문인지 물었고, 작가는 처음에는 `모르겠다`고 발뺌을 하다가, B씨 측에 결국 `우리가 `30km`를 보고 똑같이 찍기로 했으며 이를 두고 내부 회의를 했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이에 B씨 측은 다시 `하나뿐인 지구-원전편`을 제작한 EBS의 담당 PD에게 연락을 했고, 해당 PD는 B씨에게 "그 환경단체에 우리가 똑같이 찍는다고 말했고, 그렇게 해도 된다는 허락 받고 진행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환경단체 쪽과 1984 쪽에서)그렇게 말하면 오히려 이쪽에서 불쾌하다"고 말했다고 B씨는 설명했다.

취재진은 이와 관련해 해당 PD에게 허락을 해준 단체의 관계자 이름이 무엇인지 물었으나 "상세히 내용을 답하기 어렵다"는 다소 납득이 가지 않는 서면 응답을 받았다.

B씨는 취재진에게 "해당 환경단체 측에서는 똑같이 만들어도 된다고 허락한 사람이 없다. EBS 제작진이 누구와 어떻게 얘길 했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에 B씨는 지난 6일엔 EBS 감사팀에 이 일을 접수했으나 "수일이 지나도록 감사팀에서도, 제작진도 여전히 `똑같이 찍겠다고 미리 얘기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EBS 감사팀과 직접 통화한 결과 "양측이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정황을 파악중이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환경 단체 관계자는 "시민 모금으로 시민 여러분이 직접 출연까지 해주시면서 정성스럽게 제작한 `30km`가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며 "그런데 똑같은 장면을 허락도 없이 먼저 EBS에서 만들어서 방영해버리면 오히려 우리가 베낀 꼴이 되지 않겠나"고 토로했다.

이어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먼저 정식으로 사과를 하고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한편, 이 사건을 전해들은 익명을 요구한 한 독립 다큐 제작자는 "최근 중국의 동방위성 TV가 JT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히든싱어`를 그대로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다. 유명 소설가도, 국내 예능 프로그램도, 한 유명 연예인의 디자인도 최근 표절 시비로 거센 비난을 받았다"며 "그런데 예능 오락도 아닌 대표 공영방송이자 교육 전문 채널 EBS마저 원작자의 허락도 없이 작품을 그대로 표절하여 무단 삽입했다는 의혹이 일다니, EBS가 올해 초 2015 경영 목표로 밝힌 `창의 인성 교육 강화`나 `명품 콘텐츠 확대`라는 문구가 무색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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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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