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하루 한 컵 분량의 우유와 유제품을 섭취하면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과 혈관성 치매 등 모든 유형의 치매 발생 위험이 31%나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규슈대학 의학대학원 니노미야 토시하루(二宮利治)는 10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우유 관련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일본인의 식사 패턴과 치매의 관계`에 대해 강연한 니노미야 교수는 후쿠오카 인근에 위치한 히사야마(久山)의 65세 이상 주민 1,081명을 1988년 12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1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기간 271명이 치매(알츠하이머병 144명, 혈관성 치매 88명 포함)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1일 우유·유제품 섭취량에 따라 4개 그룹(44g 이하 섭취, 45∼96g 이하 섭취, 97∼197g 이하 섭취, 198g 이상 섭취)으로 나눠 치매 발병률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하루에 우유·유제품을 97∼197g 이하 섭취한 그룹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가장 낮았다. 이를 물 컵으로 환산하면 하루에 반 컵∼한 컵 분량이다.
우유·유제품을 가장 적게 먹은 그룹(하루 44g 이하 섭취) 대비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 발생 위험은 97∼197g 이하 섭취 그룹이 57%, 198g 이상 섭취 그룹이 63%, 45∼96g 이하 섭취 그룹이 64% 수준이었다.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은 하루 198g 이상과 97∼197g 이하 섭취 그룹이 낮았고 하루 44g 이하와 45∼96g 이하 섭취 그룹이 높았지만 통계적으로는 그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니노미야 교수는 "일본 노인에겐 우유·유제품 섭취를 늘리는 것이 모든 종류의 치매 예방에 이롭다는 것이 우리 연구의 결론"이며 "고혈압·당뇨병(식후 고혈당)·흡연·일부 유전 인자가 치매의 위험 요인이라면 우유·일본식 식사·운동은 예방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니노미야 교수는 일본에서 원자폭탄 생존자 1774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우유가 혈관성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혈관성 치매 위험은 매 5년(나이)마다 29%씩, 중년 이후 수축기(최대) 혈압이 10㎜Hg 증가할 때마다 33%씩 늘어나는 반면 중년 이후 거의 매일 우유를 섭취하면 65%나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우유·유제품의 섭취가 치매 예방에 이로운 이유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다.
조르지나 크라이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 박사는 "우유에 풍부한 칼슘·마그네슘·유청 단백질·불포화 지방·칼륨 등이 비만·고혈압·이상지혈증·2형(성인형)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의 예방을 돕는다"며 "이런 성인병은 뇌의 미세혈관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대뇌 백색질을 변성시켜 주의·
정보 처리 속도·기억력 등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라이튼 박사는 또 "(자신이) 미국과 호주에서 수행한 연구를 통해서도 우유 등을 많이 섭취하면 인지능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