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화민 기자]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어느 예비부부나 때와 장소를 놓고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이 온다. 웨딩홀의 조건이나 위치는 마음에 들지만, 시간대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또 반대로 시간은 딱 맞지만 다른 제반 조건들은 미흡한 장소도 있을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경우 무조건 `시간대`를 우선으로 했다. 전통적으로 주말 낮 시간대가 결혼식 시간대로 가장 선호돼 왔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달려와야 하는 평일 저녁대나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는 일요일 저녁 등은 찬밥 신세였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결혼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서서히 `시간대`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틈새시간`으로 꼽히는 평일 저녁이나 일요일 저녁을 과감히 택하는 예비 신랑신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웨딩 및 파티 전문 복합문화공간 파티오나인은 "이러한 움직임을 독려하기 위해 웨딩홀들 측에서도 평일 저녁이나 일요일 저녁 시간대에 오케스트라 및 케이크 서비스 제공, 식대 할인, 각종 이벤트 제공 등의 혜택을 많이 주고 있으므로 잘 살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틈새 시간대`가 좋은 이유는 웨딩홀들의 파격적인 혜택뿐이 아니다. 우선 주말에 비해 여유있고 한산한 분위기에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다. 앞과 뒤 타임이 모두 비어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직장인 예비부부인 경우, 속한 직장에서 가까운 곳을 택하면 오히려 퇴근 뒤 직장 동료들이 쉽게 결혼식에 참석하고 저녁까지 해결한 뒤 귀가할 수 있어,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집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주말의 결혼식보다 하객들의 동선이 편리할 수도 있다.
허례허식보다 꼭 해야 할 것만 하는 `작은 결혼식`이 유행하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틈새 시간대`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다. 결혼식 과정 중에서 과거에는 필수라고 여겼던 것들도 생략되는 경우가 늘었고, 결혼식 시간은 신랑 신부가 쫓겨다니지 않고 하객들과 여유롭게 축하 분위기를 즐기는 데 더 할애되고 있는 추세다.
많은 절차를 생략하고 파티 분위기로 식을 진행하는 `하우스 웨딩`의 강세와 함께 신부가 대기실에서 치렁치렁한 웨딩 드레스를 입고 앉아만 있는 경우보다, 가벼운 파티 드레스 차림으로 거닐며 하객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과거보다 보기가 쉬워졌다.
파티오나인의 예식 담당자는 "이러한 분위기는 결국 예식시간의 단축으로 이어졌고, 이 때문에 과거와 달리 평일 저녁이나 일요일 저녁처럼 예전에는 선호도가 떨어졌던 시간대에도 인기 있는 예식장에서는 예약을 잡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또 "요즘은 웨딩홀의 문턱이 높던 과거와 달리, 파티 문화가 확산되고 쉬운 예약이 가능해졌다. 또 직접 찾아가 상담 서비스를 받음으로써 웨딩홀에서 틈새 시간대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더 풍성하게 받을 수 있으니, 부담 갖지 않고 상담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열린 자세를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bluenews@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