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영화 `이태원살인사건` 장면>
과거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기소됐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에드워드 리(36)가 아더 존 패터슨(36)을 진범으로 지목했다.
피고인 패터슨과 증인 리는 18년 만에 다시 법정에서 만나 진실 공방을 벌였다.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공판장에서 오고간 말들은 18년전과 판박이였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열린 패터슨에 대한 첫 공판에서 리는 "피고인(패터슨)이 피해자를 찌르는 것을 봤다"고 밝혔다.
리는 "당시 패스트푸드 전문점에 리와 패터슨 뿐이었고, 두 사람 중 범인이 있다는 데 동의하나?"라는 검찰 질문에 리는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리는 패터슨의 칼에 찔린 조씨가 숨지기 직전 고통스러워하며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했고, 자신은 곧바로 화장실에서 떠났다고 증언했다.
이같은 주장은 재판 과정에서 패터슨이 밝힌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패터슨은 리가 마약에 취한 채 피해자 조모씨(당시 22세)를 찔렀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모두 부인해왔다.
다만 리는 그가 패터슨에게 "저 사람(조씨)을 찌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자신은 단지 손을 씻기 위해 화장실에 갔을 뿐 살인을 공모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리가 먼저 패터슨에게 "뭔가 멋진 것을 보여주겠다"며 패터슨과 함께 칼을 들고 피해자를 따라 화장실로 향했고, 이후 패터슨에게 칼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리는 자신이 이같은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자세한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 출석한 조씨의 어머니 이모씨(73)는 진범을 밝혀 엄벌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발언할 기회를 얻은 이씨는 "서로 미루고 (조씨를) 죽이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18년 전과 똑같다"며 "아들 원한이라도 풀게 범인을 꼭 밝혀달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