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사망한 파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숨겨진` 부인 자난 하브(68)가 사우디 왕실로부터 거액의 재산을 받게 됐다.
3일(현지시간) BBC 등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런던의 항소심은 이날 팔레스타인 태생의 하브가 런던의 부촌 첼시에 있는 아파트 2채와 1천500만 파운드를 소유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첼시의 아파트 2채는 시가가 1천만 파운드를 호가한다.
하브는 법정에서 파드 국왕이 왕위를 물려받기 이전인 1968년에 파드 국왕과 비밀리에 결혼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국왕의 병환이 깊었던 2003년 런던 시내 한 호텔에서 파드의 아들인 압둘 아지즈 왕자를 만났고, 그가 자신에게 "여생을 보살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지즈 왕자가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현금 1천200만 파운드와 첼시에 있는 아파트 2채의 명의 이전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아지즈 왕자는 그녀의 주장을 부인하는 서면 진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피터 스미스 판사는 하브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이런 판결을 내놨다.
재판부는 아지즈 왕자가 법정에 나와 진술하라고 요구했으나 사우디 왕실은 법정 출석은 언론의 시선을 끌게 될 것이라며 재판부의 요구를 거부했다.
하브는 자신이 기독교인 가정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사우디 왕실에서 파드 국왕과 자신의 관계를 반대한 탓에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우디 왕가가 이 결혼을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파드가 1982년 국왕에 오른 후 사우디에서 강제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파드 국왕은 평생 전화를 통해 자신과 연락을 취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하브는 성명을 통해 "매우 다행이다. 나는 (아지즈) 왕자가 아버지의 소원들을 지키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