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은 기자]우리나라 웹툰이 한류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K웹툰`이라고도 불리는 한국 웹툰은 지난 8월 열린 베이징국제도서전에서 약 860만불(약 102억원)의 수출상담 실적을 기록,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를 보이며 출판 한류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웹툰 수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북폴리오, 와이즈베리, 아이세움 등 다양한 출판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미래엔. 이 가운데 ㈜미래엔 북폴리오는 인터넷 상에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뽀짜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를 비롯, ‘고양이 낸시’ 등을 원작으로 한 단행본들을 중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특히 ‘뽀짜툰(글, 그림 채유리)’은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팬층을 넓히며 꾸준히 인기몰이를 해 단행본으로까지 출간된 ‘K 웹툰’의 대표작이다. 중국에 2014년 처음 뽀짜툰 1권 판권이 수출된 이후, 올해 7월 중국어판 1, 2권으로 나뉘어 출간되었으며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의 계약 또한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3권이 출간됐으며 다양한 개성의 고양이 네 마리와 저자 채유리의 알콩달콩한 일상 생활을 담은 내용으로 따뜻하고 감성적인 에피소드와 귀여운 그림체가 중국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엔 단행본개발팀 강세미 담당자는 “업계는 올해 약 4,200억 원으로 파악되고 있는 K웹툰의 시장 규모가 2018년까지 약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늘어난 시장규모에 비례하여 웹툰 수출 역시 증가해 2018년에는 약 700억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은 성장세에 발맞춰 해외팬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적극 발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국내 웹툰이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까다로운 기호의 글로벌 독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이른바 `취향저격형` 스토리. 반려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고양이와 개를 의인화하거나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한국의 전통 소재에 판타지를 가미한 독창적인 스토리가 참신하고 매력적이라는 평이다. 여기에 언제 어디서나 웹툰을 접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따른 ‘스낵 컬쳐(snack culture)’ 현상과 포털, SNS, 웹툰전문사이트 등 글로벌 독자들을 향한 루트가 다양해진 환경도 큰 공을 세웠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드라마 판권이 수출됐거나 영화 계약에 성공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네이버 웹툰 ‘연애세포(글, 그림 김명현)’는 연애세포를 의인화, 판타지 요소를 가미해 흥미롭다는 평을 듣는 작품이다. 2014년 11월 선보인 시즌1은 오픈 4일 만에 100만 재생을 넘었으며 총 누적재생수 750만을 돌파하며 국내에서도 아역 스타 출신의 김유정을 주연으로 내세워 시즌 1, 2 웹드라마로 제작됐다. 시즌1은 미국, 중국, 홍콩 등에 드라마 판권을 수출했으며 지난 3월에는 홍콩에서 드라마 극장판까지 상영되며 선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됐던 ‘꽃미남 어린이집(글 해밀, 그림 박수연)’은 국내에서 만화 특유의 코믹함은 물론 어린이집에 대한 사회적 문제까지 다뤘다는 평을 들으며 화제가 된 작품이다. 기획 및 제작을 담당하는 ‘본애드컴’은 작년부터 QQ닷컴, U17 등 중국 주요 만화 유통채널에 시범연재를 하며 현지 반응을 면밀히 살핀 결과 최근 중국의 대형 영화사 ‘베이징라이트픽처스’와 판권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웹툰 한류를 이어가게 됐다. 또한 이번 판권 수출을 계기로 중국의 주요 영상 콘텐츠 제작사 20여 곳과 지속적인 파트너쉽 관계를 구축하고 다른 중국의 대형 영화사들과도 판권 수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콘텐츠로 차세대 한류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K웹툰은 한국인 특유의 섬세함과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문화 콘텐츠로 개발될 수 있어 드라마, 음악 등에 이어 또 다른 한류붐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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