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권이 국내외 핀테크 기업과 손을 잡거나 자체 시스템 구축에 나서며 시장선점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향후 수익창출 등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갈 수 있을 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은행권이 핀테크 부문 강화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이 일본 메신저 기업, 국내 교통카드 사업자와 제휴를 맺은 것도, KB국민은행이 어플리케이션 핀테크 기업과 협업 체계를 구축한 것 모두 핀테크 시대에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하나은행은 출시 6개월여가 된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원큐뱅크’를, 우리은행은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 등 자체 시스템을 근간으로 상품과 서비스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올해 초만 해도 은행권 리딩 주자들은 기존 인터넷·모바일부문 강화 또는 인터넷은행 참여 정도로 국한하며 핀테크에 다소 미온적이었지만 최근의 상황은 이전과 180도 달라졌습니다.
금융혁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가 제반 규제를 잇따라 풀고 있고, 글로벌 플레이어들까지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문제는 은행권의 핀테크 외연확장이 메신저·지급결제·간편 송금 같은 초보적인 핀테크에 한정된 데다 여전히 기존 금융권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CEO 임기내에 ‘일단 하고보자’식의 확장에 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성과 IT·금융 융합에 대한 비전이 부족하다 보니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제휴시 대부분 주도권을 넘겨주게 되면서 향후 수익으로 연결 짓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도 우려사항입니다.
<인터뷰> A 시중은행 전략담당 부행장
“제휴 효과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핀테크 아무리 주력을 해도 수익성하고 상관이 없거든요. 그쪽으로 노력을 많이 하는 데 시장에서 실적으로 뒷받침이 안 되고 있다”
핀테크 관련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도 미흡하고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계열사를 아우르는 조직 내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보니 판만 벌여놓고 되레 은행의 영역만 잠식당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B 핀테크 기업 고위관계자
“고객 중 얼마나 앱이나 카드에 가입하느냐의 문제인데 은행권 고객전환 과정 있을 것이다. 은행권이 추구하는 제휴의 모든 과정이 맞다고는 할 수 없다. 목표만 있을 뿐. 그게 대단히 어려운 조건이 될 것”
금융과 핀테크 기업간 콜라보레이션이 실험과 유행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수익창출과 장기 비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금융권은 유례없는 전환점에 봉착해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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