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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욱의 글로벌 숨은뉴스 찾기] 폭스바겐 스캔들과 빅브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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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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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속 자동차를 현실로 옮겨 놓은 것 같은 Beetle(비틀, 딱정벌레)로 유명한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 어느 샌가 우리나라 도로에서도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도 잠시, 자고 일어나니 ‘폭스바겐 스캔들’이 전 세계를 뒤 흔들고 있다. 우리나라 폭스바겐 차주들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다. 그동안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며 친환경 이미지의 폭스바겐의 광고와 본인의 이미지를 동일시 해 왔던 이들은 심지어 해당차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 기름값 아낄려고 조작된 배출가스를 내뿜고 다닌 공범’ 이라는 주변 시선에 자존심을 구겼다며 일제히 소송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 경제적 · 정서적 파급력 만큼이나 여러 의혹들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사진=비지니스인사이더)

    먼저 의혹의 중심으로 지목된 미국의 상황은 다음과 같다. 일찌감치 흥행몰이가 한창인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고 ‘Change(바꿔보자)!` 라는 표어로 인종과 계파를 초월한 지지를 받아 재선까지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둔 상태다.
    미국 대기업들과 각종 압력단체 그리고 로비스트 들은 곧 있을 워싱턴의 지각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알려진대로 미국내 로비는 합법화 돼 있다. 한 때 우리나라 ‘브로커 · 구전 문화’의 폐해를 걱정한 정몽준 의원이 로비를 합법화하고 국회사무처에 ‘로비스트’를 등록하여 제도권에서 관리한다는 법안을 발의하려다 비난에 부딪혀 무산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제도권내 로비스트들이 의회의 입법에 ‘신사적으로’ 개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 자본주의에 방해가 되는 불필요한 규제와 반시장적 입법을 심판한다는 차원에서 오히려 순기능도 적지 않다.

    (▲사진=구글 카툰)
    따라서 이번 폭스바겐 스캔들은 진앙지인 미국식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먼저 미국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2013년 기준 2억5600만대로 세계에서 단일 국가로는 가장 큰 시장이다. 몇 년 전 미 의회에서 직접 처벌규정까지 마련했던 도요타 자동차 결함 파문 이 후 이번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태에 유럽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당국이나 제조사 폭스바겐 양측이 이런 불편하기 짝이 없는 진실을 애써 모른 척 지내왔다는 것이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데다가 시간당 평균임금 67달러(약 7만원)로 세계최고의 연봉과 기술력을 자랑하는 폭스바겐 소속 연구원들이 미국내 일개 ‘협회’ 관계자들의 조사결과에 백기투항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힘든 정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누적된 미 정치후원금 내역을 보면 어느 정도 실마리가 보인다. GM(제네럴 모터스)의 경우 총 1232만달러(약 145억원)를 지출한 반면 폭스바겐은 자사 생산직 근로자 연봉수준인 4만9천달러(약 5800만원)를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난 로비지원내역은 GM(제네럴 모터스)의 경우 총 1억5700만달러(약 1852억원)를, 폭스바겐은 10분의 1에 해당하는 1700만달러(약 200억원)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르노-닛산의 CEO 칼로스 고슨이 유럽연합 환경당국에 보낸 서신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조작된 것은 폭스바겐의 연비가 아닌 미국의 배출가스 검사방식이고 이는 ‘유럽산 디젤엔진 죽이기’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사진=WUWT)
    여기에 질세라 ‘지구온난화’를 이념삼아 압력단체로 진화한 일명 ‘그린로비 그룹’과 ‘T&E(Transport and Environment, 교통과 환경)’ 산하 로비단체들은 이제 유럽연합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유로존의 배출가스 허용 기준과 테스트 방식 또한 폭스바겐 디젤엔진의 조작을 묵과했거나 기준을 선정하는데 있어 ‘미필적 고의’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사진=타임지)
    보이는 것도 믿기 힘든 세상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일은 ‘세뇌’에 가깝지만 도저히 상식으로 풀리지 않는 문제에는 이 같은 ‘신지식인(新知識人)의 사고’가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은 아닐까.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제 질서는 우리 동네 주차장까지 장악했고 결국은 내 주머니속 지갑의 내용물까지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김희욱 한국경제TV 전문위원 hwkim2@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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