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의 청년 고용 확대 입김에 금융권 뿐만 아니라 재계도 일자리 품앗이에 나서고 있는데요.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나온 채용 확대 방안이 과연 장기적으로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지 의문입니다.
임동진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과
SK,
GS 등 13개 국내 그룹사들이 최근 내놓은 올해 신규 채용 규모는 10만 3천명.
이는 연초 계획과 비교해 10%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화가 3,900여명, 삼성이 2,000명, SK가 1,000명 등 7개 그룹이 총 9300여명을 기존 계획보다 더 채용키로 했습니다.
주요 그룹들은 정부의 강력한 고용 확대 정책에 따라 올해 뿐 아니라 계속해서 신규 채용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이같은 대기업들의 행보는 분명 사회적으로나 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차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합니다.
<인터뷰> 이철행 전경련 고용복지팀장
“최근 노사정 논의 과정에서 기업들이 돈만 쌓아두고 사람을 뽑지 않는 오해가 있었습니다만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 자체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보면 얘기가 다릅니다.
중국발 쇼크와 세계 금융시장 불안, 내수 부진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비용절감과 함께 사업 재편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차마 드러내진 못하고 암암리에 인적 구조조정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고용을 늘리는 것은 기업의 생존전략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아직 고용 확대를 위한 기반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정부가 요구만 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졌지만 유연한 고용 시장을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재계 관계자
"청년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본인이 원하는 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보장이 돼야 하는데, 저성과자 해고라든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완화)가 안되다보면 아무래도 기회가 없어질 것 아니냐..."
기업들이 마른 수건도 다시 짤 정도로 경영효율 개선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등떠밀려 늘린 고용이 과연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