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의 야외 체험학습 중 친구와 격한 장난을 치다 다친 학생에게 학교 측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없으며
가해 학생 부모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김연하 부장판사)는 A(20·사고 당시 16세)군이 함께 장난치다 자신을 다치게 한
친구 B군의 부모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군의 부모가 4억9천만원 지급 판결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2011년 고교 2학년이었던 A군은 학교에서 문화체험 학습으로 간 경북 영주시 부석사 앞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쉬는 시간에
친구 B군 등과 아이스크림 내기로 친구를 업고 달리기를 하는 시합을 했다.
그러다 A군을 업고 달리던 C군이 자신을 추월하려고 돌진하던 B군의 다리에 걸려 앞으로 넘어지면서
A군이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쳐 크게 다쳐 사지마비와 언어장애 등을 안게 됐던 것.
A군의 부모는 2013년 소송을 내면서 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의 보호·감독 업무를 소홀히 했다며 학교의 관리자인 서울시에 배상을 청구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체험학습에서 교사의 일반적인 보호·감독의무가 있지만, 이 사고가 일어난 시간은 식사 직후의 짧은 휴식시간이었고
교사들이 이전에 학생들에게 심한 몸 장난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한 사실도 인정된다"며
"이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보호·감독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B군의 부모를 상대로 한 청구와 관련, "B군은 자신의 행동으로 A군이 큰 상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안전을 배려하지 않고 행동했다"며 "부모가 아들에게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조언하는 등 교양 및 감독의무를 게을리했으므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자발적으로 달리기 시합에 참여한 A군의 과실도 참작해 배상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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