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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반세기‥'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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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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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기획시리즈-①] "K-Finance 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

    <앵커>
    국내시장의 한계 극복, 신규 수익원 창출 등을 위해 경영전략의 한 축이 된 금융권의 해외진출이 지난 1967년 첫 걸음을 뗀 이후 어느덧 반세기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한국경제TV는 금융권 해외진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재조명해 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는데요. 오늘은 그 첫 순서로, 반세기를 맞은 금융권 해외진출의 명암을 점검해 봤습니다.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권 해외진출의 첫 역사는 지난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외환에 특화된 은행 육성, 수출 드라이브, 외자조달, 기업의 해외금융 지원을 위해 전문은행이 출범했고 그 해에 도쿄, 오사카, 홍콩, 사이공에 점포를 개설한 것과 궤를 같이합니다.

    IMF 전까지 은행권은 너나 할 것 없이 해외진출의 기치를 내걸며 257개에 달하는 거점을 구축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주춤하다가 2007년 WTO가입, 대기업 해외진출 붐을 등에 업고 재시동을 걸게 됩니다.

    2002년 30개 수준이던 은행권 해외점포는 2011년 132개, 2013년 152개를 거쳐 지난해 162개 등 매년 10곳에 가까운 해외 네트워크가 새로운 현판을 내 걸며 현지영업의 발걸음을 뗏습니다

    은행권 해외 총자산 역시 2010년 564억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73억3,000만 달러로 55%나 급증하는 등 외형만 놓고 보면 비약적인 성장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국내기업과 교민에 한정됐던 영업에서 벗어난 사례를 배출한 점도 반세기 성과중 하나입니다.

    이제는 경쟁상대가 현지 베트남은행일 정도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신한베트남은행, 특화된 서비스, 현지고객 증대로 성공 사례를 쓰고 있는 하나외환인도네시아은행 등이 비근한 예입니다.

    <인터뷰> 홍성혁 KEB하나은행 지점장/전 베트남 현지 사무소장
    “KEB하나은행 기존 외환은행이 80년대 중반 한국계 기업 강자였고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사서 현지화 진행..베트남은 제일은행이 우량국책은행인 비에트컴뱅크와 합작해 15년 이상을 영업하다가 신한은행(조흥은행)과 합병해 리테일 현지화 근거 됐다”

    척박한 환경을 딛고 일어선 곳도 있지만 이 경우 현지은행 인수라는 특수 상황이 깔려 있고 이 또한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해외에서의 성공은 여전히 버거운 도전입니다.

    특히 수익 등 내실 부문을 보면 지난해 국내은행들이 해외점포에서 올린 순익은 6억2,880만 달러로 은행별로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 수준에 그치는 수준입니다.

    해외 수익비중이 가장 높다는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합쳐도 10%를 넘지 못하고, 그나마 현지 성과가 괜찮다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채 6%가 되지 않습니다.

    일본은행들이 30%대의 해외수익 비중을 기록하고 중국은행들이 세계 순위에서 상위권을 독식하는 사이 국내은행들은 저조한 해외수익 비중, 50위권내 순위가 전무할 정도로 해외에서 받아 든 성적표는 초라할 따름입니다.

    반세기가 지났지만 특정국가에서 한 은행이 성공하면 우르르 진출하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국내은행들만 몰려있는 상황이 연출되는 등 ‘나눠먹기’식 영업이 성행하는 것은 국내나 해외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해외진출 정책과 규제는 매번 바뀌고, CEO의 임기내 치적용 해외진출, 공치사를 위한 순환근무, 여기에 전문인력·정보 부재 등이 여전해 반세기 노하우는 사실상 허상이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서병호 금융연구원 박사
    “CEO들이 해외진출을 은행 중장기발전 전략으로 생각치 않고 일회성으로 어디 진출 등 생색내기용. 내실경영보다는 형식적으로 면허(라이센스) 따고 그리고 나서 전문가 가서 제대로 된 영업하는 것이 아니다”

    은행권 내부와 업권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해외진출의 고리를 끊고 진출국가·비즈니스에 대한 선택과 집중, 특화된 전략, 현지은행 M&A 등 해외진출의 실효성과 효율을 높여야 될 때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A금융지주 고위 관계자
    ‘한국시장에서 더 할 게 있나요. 해외로 가야죠.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역량, 체력 키우는 것 중요하고 당장 해외에서 성과 바리기 보다 해외에서 성공하는 방법 체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진출 초기 걸음마 수준을 넘어 성공사례를 써 내려가는 등 일부 결실도 맺고 있지만 저성장·저금리, 국내시장 포화 등 우리 금융사들이 직면한 도전과제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김정필 기자 jpkim@wowtv.co.kr>
    최근 은행권은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한 무한경쟁 시대에 진입해 있습니다.

    해외진출의 새로운 100년사를 써내려 가기 위해서라도 CEO 임기 내에 ‘깃발꽂기’식 영토·확장, ‘나눠먹기’식 경쟁 등 지난 반세기의 구태를 재연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 지는 시점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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