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123편. 고르디우스(Gordian Knot)의 매듭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기원전 4세기경에 마케도니아의 국왕이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프리지아 원정을 갔을 때 그곳 신전 기둥에 있던 전차에 매달린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매듭에서 유래한다.
아시아를 정복하는 사람만이 그 매듭을 풀 수 있다는 전설을 전해들은 알렉산드로스는 “운명이란 전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고 외치며 단칼에 매듭을 끊어버렸다.
이후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대담한 방법을 써야만 풀 수 있는 문제`라는 뜻의 속담으로 쓰이고 있다.
오늘날 세상은 다변화되고 복합화 되었다. 주식과 펀드로 대표되는 투자시장은 그중에서도 으뜸이다. 확고한 소신과 자기주도적 투자를 실천하지 않으면 한치 앞도 내딛기 힘든 시대다. 특히 남다른 투자성과를 원하는 투자자일수록 이점을 기억하고 투자에 반영해야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 때도 “매듭은 손으로 풀어야지 칼을 쓰는 것은 반칙이다.” 라고 주변에서 말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것이 가장 비범한 것이며, 복잡한 것을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단순함인 경우가 많다.
최근 한국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중국의 경제침체, 미국의 금리인상, 국내 주력산업의 실적 부진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나라 안팎의 악재들이 계속 꼬여 그 해결 방안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급기야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을 ‘불안한 10대 환율 취약국가’에 포함시켰다. 실제로 외환보유액 3700억 달러라는 점 외에 한국은 과거 경제위기 때와 별반 다른 점이 없다. 시간이 갈수록 취약한 경제 불안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도 크게 하락했다.
4무(無) 장세로 일컬어지는 상승 동력, 매수주체, 주도주, 방향성이 없는 무력한 증시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소형, 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 올해 크게 상승한 코스닥 시장의 급락은 어렵게 살아나던 투자자들의 투심을 냉각시키고 있다.
일단 이번 위기의 첫 번째 변곡점은 미국 FOMC 회의가 열리는 9월과 12월이 될 공산이 크다. 문제는 경착륙 중인 중국이고 국내실적 개선이다. 이제 한국증시는 갖가지 악재들과 싸움이 시작됐다.
한국증시가 당면한 난제를 풀고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찾을 수 있을 지 얼른 손에 잡히는 해결책은 없다. 그러나 긍정적 방향을 위한 전제는 분명하다. 시장에 대한 확신, 왜곡된 시장구조 개선, 국내기업들의 실적개선을 위한 다각적 노력 등이 매듭을 찾는 전제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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