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시티 첼시에 3-0 완승. 지난 시즌 득점왕인 맨시티의 세르히오 아게로가 16일 첼시FC와의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사진 = 맨체스터시티FC)
첫 경기는 비교적 약체를 만나 쉬운 승리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 상대는 정말 만만치 않았다. 디펜딩챔피언 첼시FC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시티의 질주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시티FC가 한국 시각으로 16일 밤 12시 에티하드 스타디움(맨체스터)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첼시FC와의 홈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시즌 초반 기세가 실로 대단하다.
지난 시즌을 끝내고 7000석의 관중석을 증축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5만4331명의 대관중이 찾아왔다. 2년만에 다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노리는 맨시티의 경기력에 흠뻑 취한 홈팬들이었다.
이에 맨시티 선수들은 구단 역사상 최다 관중 역사를 쓰는 날에 걸맞게 완승을 거둔 것이다. 상대가 라이벌 첼시FC였기 때문에 이 결과는 더욱 뜻깊게 느껴졌다.
선취골은 지난 시즌 득점왕 세르히오 아게로의 왼발 끝에서 만들어졌다. 1분, 16분, 17분에 오른발로 찬 결정적인 슛을 첼시 골키퍼 베고비치가 기막히게 막아내는 바람에 혀을 내둘렀던 아게로가 31분에 시즌 마수걸이를 멋지게 만든 것이다. 야야 투레의 짧은 패스를 받아 돌아서는 드리블 동작이 완벽했고 달라붙는 네 명의 첼시 선수들은 바보가 된 셈이다.
맨시티는 후반전에도 수비수 뱅상 콤파니가 다비드 실바의 왼쪽 코너킥을 받아 헤더 추가골(79분)을 터뜨렸다. 1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과의 경기에서 터뜨린 쐐기골과 몹시 닮아 있었다.
그리고 5분 뒤에 페르난지뉴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벼락같이 첼시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다비드 실바가 첼시의 공격 전개를 적극적으로 가로챈 덕분이었다. 맨시티가 첼시에 3-0 완승을 확정한 순간이었다.
반면에 첼시FC는 50분에 하미레스의 재치있는 동점골이 터지는 듯 좋아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졌고, 그 이후에도 에당 아자르의 결정적인 오른발 슛이 맨시티 조 하트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후반전 추가시간에 나온 디에고 코스타의 골대 불운은 어쩌면 현재 첼시FC가 처한 상황을 말해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보였다.
지난주 개막전에 첼시FC가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가 퇴장당하는 악재를 뒤집어쓰며 스완지시티와 2-2로 비겼을 때 주제 무리뉴 감독과 팀닥터 에바 카네이로의 불편한 관계가 만들어졌다.
그 경기 후반전 추가시간에 쓰러진 아자르를 치료하기 위해 그라운드 진입 허가를 받은 첼시 팀닥터 에바 카네이로는 특별히 심한 부상을 입지 않은 아자르였지만 옆줄 밖으로 그를 데리고 나왔다. 그 순간 무리뉴 감독이 팀 닥터에게 분노의 말을 쏟아냈다. 가뜩이나 1명 적은 인원으로 버티고 있는 팀이 아자르까지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니 벼랑 끝에 내몰리는 양상으로 보인 것이었다.
선수 보호와 치료의 임무를 띤 팀닥터 입장에서는 승부에 집착한 감독의 격한 언행이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마침 다음 날 에바 카네이로의 SNS에 관련된 이야기가 올라왔고 구단에서는 이를 항명으로 해석해 1군 선수단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 보직으로 그녀를 떠나보냈다.
첼시FC로서는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경기장 밖 팬심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연고지 라이벌 아스널로 이적시킨 전설적인 골키퍼 페트르 체흐 이야기로 지난 주 개막전까지 `체흐의 저주` 징크스가 적용된 듯 보였던 첼시가 이번 맨시티와의 중요한 라이벌 매치에서는 보직 변경을 지시한 팀닥터 `에바 카네이로의 저주`에 걸린 듯 골대 불운까지 겪으며 0-3으로 완패했기 때문이다.
※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R 결과(16일 밤 12시, 에티하드 스타디움)
★ 맨체스터 시티 3-0 첼시 FC [득점 : 세르히오 아게로(31분,도움-야야 투레), 뱅상 콤파니(79분,도움-다비드 실바), 페르난지뉴(84분,도움-다비드 실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