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를 이식할 땐 그 뿌리를 가마니로 싸서 묶어두었다가 얼마쯤 지나 아픔이 좀 없어졌을 때 옮겨 심는 것이 좋다. 교체매매도 마찬가지다. 보유했던 자산을 매도하면 바로 매수하기보다는 잠시라도 시간을 두고 다음 투자대상을 찾는 것이 좋다.
현금 보유를 기회비용 낭비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금은 원본손실 없는 투자다. 이전 성과에 흥분해서 서둘러 교체매매를 하는 것은 섣부른 투자가 되기 쉽다. 수익은 고사하고 거래비용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가 쉬운 주식과 ETF(주가연계증권)의 경우 이점을 유념해야한다. 일반주식형 펀드 내 편입된 주식은 시황에 따라 자주 교체매매 된다. 3개월에 한번 씩 펀드투자자에게 배달되는 자산운용보고서에 기재된 매매회전율을 확인하면 기간 내 펀드자산이 얼마나 빈번하게 거래했는지 알 수 있다.
매매회전율은 일정기간 동안 해당 펀드가 보유한 주식이나 채권을 얼마나 자주 사고팔았는지 보여주는 비율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운용자산 규모에 비해 많은 금액이 거래됐음을 의미한다. 높은 매매회전율은 단기투자 성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펀드유형이나 운용스타일에 따라 매매회전율의 기준은 다를 수 있다. 평균치를 넘는 매매회전율을 기록하는 펀드는 그 이유를 찾아 펀드관리에 반영해야 한다. 국내펀드들의 연 환산 매매회전율(200% 이상)은 자본 선진국들(약 100%)에 비해 높다.
몇 해 전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운용사별로 따져 봐도 높은 곳과 낮은 곳이 무려 20배나 차이가 나고, 심지어 일부 공모펀드상품 중에는 매매회전율이 1000%에 달하는 펀드도 있었다.
매매회전율과 위탁매매수수료율은 기존에 펀드 운용보수나 판매보수, 판매수수료와 다른 별도의 거래비용이다. 같은 수익률의 펀드의 경우 매매회전율 수치가 높을수록 거래비용이 더 많이 들게 돼 투자자의 수익은 줄어든다.
물론 거래비용이 높다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거래비용과 비례해서 투자수익률만 높으면 문제될게 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장 좋은 펀드는 회전율과 수수료가 낮고 수익률이 좋은 펀드이다.
과거처럼 금리와 투자수익률이 높은 시기에는 비용은 투자요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단 1%의 성과 차이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최근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비용 절감은 소홀할 수 없는 성공투자요건이다.
특히 증시가 하락할 때 잦은 매매로 인한 거래비용 증가는 수익률 악화에 치명적이다. 펀드의 품질을 가름하는 척도에는 운용기간 동안 거둔 수익률뿐만 아니라 거래비용이 포함된 펀드 총비용(TER) 절감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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