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개별 조선기업이 아니라 조선업종 전체에 대한 구조조정에 돌입합니다.
그런데 구조조정 주체가 업종 이해도가 떨어지는 은행권이라는 점, 문제는 없는 걸까요.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을 함께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구조조정실 산하에 조선업 정상화 지원단을 출범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두 기업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겠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두 회사는 공동으로 자재 구매와 수주 활동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더해 수주한 선박을 두 회사가 나눠서 건조하는 내용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이 제대로 된 구조조정 방향인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주 물량을 두 회사가 나눠서 만들게 되면 각각의 조선소에서 만들어진 선박의 품질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발주사로부터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주도의 구조조정 방안이 그대로 추진된다면 오히려 기업의 자체경쟁력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인터뷰> 조선업계 관계자(음성변조)
"대우조선해양에 발주를 줬는데 STX조선에 지을테니 너희들(선주 측)도 사람을 파견해서 우리가 하는 작업에 대해서 인정해달라고 하면 선주 쪽에서는 당연히 안 한다고 (하죠)."
조선업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은행권이 또다시 탁상공론 식의 대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겁니다.
단적인 예로 지난 2011년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추진한 대한조선 위탁경영은 결국 실패로 마감했습니다.
3조원 규모의 숨겨진 부실이 뒤늦게 포착된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곧 은행이 조선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불황 속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 구조조정은 필수지만, 은행이 시키는 대로 하다가는 오히려 회사가 악화된다는 위기감이 조선업계 내부에 돌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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