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유로화 지폐가 가득 든 지갑을 든 남성과 그리스 전통의상을 입은 남성이
지중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그리스 민속춤 시르타키를 추고 있다.
그런데 표정이 문제다.
담배를 입에 물고 손에 그리스 전통주 우조 한 잔을 든 그리스 남성은 이미 거나하게 취한 모습이고
관광객 차림의 독일인 남성은 흠칫 놀란 표정으로 마지못해 그리스인과 어깨를 걸고 따라 추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대표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이 같은 최신호 표지탓에 이미 상할대로 상한 독일과 그리스의 관계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4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을 타결하기 몇 시간 전인 지난 11일 나온 이번 호 표지에는
이러한 삽화와 더불어 `우리 그리스인들 - 이상한 사람들과의 화해`라는 희한한 (?) 제목이 달려있기도 하다.
그리스인을 골초에 술 주정뱅이로 묘사한 이 표지를 놓고 독일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독일인만큼이나 재치 있다"고 비꼬며 "그리스인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우리 그리스인들`이라는 표현도 문제삼으며 "그리스와 독일이 `우리`였던 적은 (나치를 상징하는) 갈고리 십자가 무늬가
아크로폴리스 위에서 휘날리던 때(나치의 그리스 점령기를 가리킴)가 마지막이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표지를 놓고 비판이 쏟아지자 슈피겔 편집인은 이날 성명에서 "정치적 풍자는 민주주의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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