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자동이체 통합관리시스템이 가동되면서 계좌이동제 1단계가 시행됐는데요.
계좌 이동이 간편해지면 주거래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에 은행들이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해외사례를 분석한 결과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은행들은 대규모 고객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시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주거래은행을 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은행들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금융권은 현재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들어있는 226조원이 계좌이동제를 통해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총 예금(91천92조5천억원)의 20%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계좌이동제를 이미 도입한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 2013년부터 계좌이동제를 실시하고 있는 영국은 계좌를 뺏고 뺏기는 은행간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대형은행들은 고객이탈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대형은행 중 하나인 바클레이즈(Barclays)는 2014년 한 해동안 12만좌 이상의 계좌가 폐쇄됐습니다. 그 해 전체 계좌 이동의 11%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반면 고금리 캐시백, 현금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으로 공격적으로 대응한 중소형 은행들은 새로운 고객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을 전망입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1%가 기존 주거래은행 변경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
“국내는 고객들이 원해서 계좌이동제 시행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출금이체의 불편성 등을 완화시키는 차원에서 제도가 도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해외보다) 고객 이동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에는 적금도 변경한 계좌에서 자동 송금되는 등 계좌이동제가 확대될 예정이어서 은행들은 더욱 긴장하고 있습니다. 관련 TF를 구성하고 주거래고객에게 금리나 수수료 혜택을 주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존 서비스에 불만 사항이 많았던 고객들의 이탈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서비스 경쟁과 친절한 이미지 제고 등으로 승부하는 전략이 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남들보다 먼저 대응하고 고객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서비스로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는 곳이 계좌확보 전쟁의 승자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박시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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