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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현의 ‘펀드노트’] 115편. 코펜하겐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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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3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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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물리학자인 ‘닐스 보어(Niels Bohr. 1885~1962)’와 그의 독일인 제자 ‘베르너 하이젠 베르크(Werner Heisenber. 1902~1976)’가 만든 ‘코펜하겐의 해석’은 관측되기 전의 전자(電子)는 여러 위치에서 서로 상태가 겹쳐 존재
    하지만, 관측자가 전자를 관측하는 순간 ‘파동의 수축’이 일어나 전자가 한곳에서만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후로 물리학자들은 낯선 물리학 문제를 접했을 때 “이 문제에 대한 코펜하겐의 관점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20세기 초반 이론물리학에 대한 사고(思考)의 주류를 이뤘다. 이런 맥락에서 세상에 많은 복잡한 문제도 물리학의 ‘코펜하겐의 해석’으로 사고하면 의외로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기초자산과 시장 변동요소가 겹쳐진 펀드시장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침체와 방향성을 잃은 국내 펀드시장에 대한 “코펜하겐의 해석”은 무엇일까?” 필자 스스로 자문해 보고, 필자가 운용하는 펀드사관학교 교육생들에게도 종종 질문해 본다.


    “과연 펀드는 안정과 수익을 조합한 투자수단인가? 특히 공모형펀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차별적 유용성이 있는가?” 생뚱맞고 어리석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늘 막연하고 제각각이다. 결국 답은 시장에 있고 시장이 감당해야할 몫이라는 상투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모든 투자가가 가장 궁금해 하는 이 원초적이고 궁극적인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면 펀드시장의 부흥은 요원하다. 투자는 자기 확신이 필요한 영역이다.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는 투자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점은 일급투자자나 서툰 투자자가 따로 없다.


    최근 투자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구조화 상품(지수형 ETF와 ELS 등)의 약진이 이를 대변한다. 특히 지난해 개설된 ETN(상장지수채권) 시장에서 `TRUE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 `TRUE 코스피 선물매도 풋매도 ETN`의 점유율 고공행진이야말로 미적지근한 국내시장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최근 주식투자 계좌수가 늘어나고 고객예탁금이 늘고 있다. 그러나 시장추세는 있는 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시장이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고, 해외펀드의 비과세 방안 등이 마련된다는 점을 들어 시장 반전의 기회가 마련됐다고 입빠른 전망을 하는 사람의 얘기는 헛웃음 나오는 일이다.


    필자는 이 공간을 통해서 그간 땜질식 펀드 활성화 방안으로는 떠난 투심이 돌아오기 어렵다고 수차례 얘기해 왔다. 한번 기울어진 집은 기둥을 바꾸거나 새로 지어야지 색칠을 바꾸고 무너진 곳에 흙을 메우는 정도로는 역부족이다.


    현재 한국펀드시장 부진은 ‘시장 신뢰와 운용능력’에 기인한 것이다. 운용능력에 대한 발전방안과 판매채널에 대한 대대적 수선이 절실하다. 희생 없이 무탈하게 바로 서기는 이미 글렀다. 관계자들의 각별한 자각(自覺)과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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