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두고 삼성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법정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 측이 엘리엇 측을 상대로 공세에 나섰습니다.
삼성은 엘리엇이 합병 반대 근거로 법정에서 제시한 보고서의 원본 제출을 명령해달라고 서울중앙지법에 요청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봅니다. 문성필 기자.
<기자>
삼성이 엘리엇의 증거문서 변조 의혹을 문제 삼아 반격에 나섰습니다.
해당 보고서가 사실과 다르게 엘리엇 측에 유리한 쪽으로 변조됐다는 것입니다.
삼성물산은 엘리엇이 지난 19일 법정에서 합병 반대의 근거로 제시한 보고서의 원본을 제출하라며 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에 지난 21일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는 엘리엇과의 법적인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는 동시에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재판부의 가처분 결정에 앞서 엘리엇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해당 보고서는 엘리엇이 "1대 0.35로 결정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이 공정하지 않다"며 제시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분석 보고서입니다.
엘리엇은 "한국의 4대 대형 회계법인 가운데 한 곳에 의뢰해 양사의 공정가치를 감정한 결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올바른 합병 비율은 1대 1.6으로 조사됐다"며 해당 보고서를 법정에서 인용했습니다.
이번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이 아닌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지배권 승계작업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해당 보고서를 사용한 겁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모르지만 해당 자료가 엘리엇 측 주장의 기본이 되는 자료이기 때문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원본 제출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한영 회계법인도 일반투자 용도로 제공한 보고서 초안을 엘리엇이 무단으로 변조해 증거자료로 제출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삼성 측에 힘을 보탰습니다.
이에 엘리엇 측은 대변인을 통해 "근거없는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삼성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의 설득에도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다음달 17일 열리는 삼성물산 임시 주총에서 이들이 어떤 행보를 보이냐에 따라 합병 성사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지난 19일 삼성물산의 최치훈 사장과 김신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ISS와 전화회의를 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필요성을 집중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된 ISS의 권고안은 다음달 초 나올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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