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보험사기로 적발되는 사람은 무려 8만명이 넘지만 적발되더라도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범죄`라는 인식이 약합니다.
선진국인 미국은 보험사기를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있는데, 보험사기를 저지르면 최고 징역 20년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보험사기 대처방안을 홍헌표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기자>
1,300달러. 우리 돈으로 150만원.
미국 뉴저지주에서 보험사기로 인해 한 가구 당 1년에 추가로 부담해야하는 보험료를 계산한 수치입니다.
뉴저지에서는 이러한 문구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보험사기방지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시민들에게 `보험사기는 범죄`라는 인식을 끊임없이 심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로날드 칠레미 뉴저지 보험사기검사국 보험사기담당검사
"보험사기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한다. 보험사기범죄자들은 돈을 이웃에게 훔치는 것이다. 고객이 보험료를 보험사에 내는데 범죄자들이 그 돈을 훔치기 때문에 우리 돈을 뺏어가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보험업계와 손해·생명보험협회가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널리 전달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보험사기죄가 따로 없다보니 보험사기가 범죄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미국은 지난 1994년부터 `연방보험사기방지법`을 제정해 보험사기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스탠딩>
"미국은 45개주에서 보험사기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곳 뉴저지는 보험사기 최고형량을 징역 20년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정부 보험조사국(IFB)과 FBI 등 정부기관과 보험업계 자체기구, 민관협력기구 등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서 총 8개 기관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각 주별로 독자적인 보험사기방지법과 보험업법, 형법에서 보험사기죄를 규정하고 있고, 최근에는 보험사기 처벌수위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제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한 보험사기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로날드 칠레미 뉴저지 보험사기검사국 보험사기담당검사
"결과가 없으면 사람의 행동은 변하지 않는다. 지난 2010년 개혁 전에는 평균 징역 1년형이었는데, 지금은 평균 3~4년 징역형으로 강화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보험사기로 적발된 사람은 8만4천명, 적발금액은 무려 6천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보험사기는 일반사기죄와 동일한 법조항으로 처벌받고, 이마저도 일반사기죄보다 징역형이 선고되는 비율은 절반에 그치고 벌금형이 두 배 이상 많을 정도로 처벌 수위가 약합니다.
아직까지 보험사기를 심각한 범죄로 보는 인식이 약하다는 증거입니다.
<인터뷰> 데니스 제이 전미보험사기방지협회 총괄상무
"(보험사기법 제정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보험사기는 문제점이 있다라는 것을 인지시키고 해결책을 제공해야한다. 소비자를 교육하듯이 입법하는 의원들에게 보험사기가 왜 중요한 문제이고, 어떤 결과를 낳는 지 인지시켜야한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발의만 됐을 뿐, 국회의 문턱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보험사기는 다수의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이 하루 빨리 뿌리내려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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