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클랭의 등장 이후 완전히 새로운 팀이 된 아스널(사진 = 아스널 FC)
14/15 시즌 성적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위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잉글랜드 FA컵 우승
캐피털 원 컵 32강
14/15 시즌 결산
성공이라고 하기도, 실패라고 하기도 애매한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FA컵 2연패를 이룩한 성과는 칭찬할 만하지만, 또 다시 리그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점은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FA컵도 중요하나, 아스널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려야 하는 팀이다.
아스널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가장 큰 원인은 강팀에게 약한 면모였다. 올 시즌 아스널은 4위 이내의 팀을 상대로 1승 3무 2패에 그쳤는데, 이는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승 2무 2패)보다도 나쁜 기록이었다. 리그에서든 챔피언스리그에서든 강팀과의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우승에 도전하기 힘들다.
다만 시즌 중반 이후 아스널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프란시스 코클랭이 주전으로 올라섬으로써 아스널은 확실한 ‘포백의 보디가드’를 얻게 됐는데, 이는 오랜 시간 아스널을 괴롭혔던 공수 밸런스 문제가 한층 개선됐음을 의미했다. 실제로 코클랭이 주전으로 도약한 지난해 12월 28일 웨스트햄전 이후 아스널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22승 3무 4패, 리그에서 14승 3무 3패를 기록했고, 4위 이내 팀들과의 경기에서도 1승 2무를 거뒀다.
후반기 성적만 따지면 우승팀인 첼시보다도 좋다. 만약 올 시즌 후반기의 페이스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아스널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것이다.
여름 이적시장 과제
아스널은 훌륭한 선수단을 갖춘 팀이다. 그러나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두세 명의 월드클래스 선수 영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우선 뛰어난 골키퍼가 필요하다. 보이치에흐 스체스니 골키퍼를 대신해 주전으로 도약한 다비드 오스피나 골키퍼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긴 했으나, 오스피나는 No.1이 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는 선수다. 제이미 캐러거와 게리 네빌의 지적대로, 우승을 노리는 팀에는 ‘막기 어려운 슈팅을 막아내면서 승점 3점을 지켜내는’ 높은 수준의 골키퍼가 필요하다.
공격수 포지션에도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 올리비에 지루는 분명 과소평가 받고 있는 스트라이커지만, A급 스트라이커가 아닌 것도 사실이다. 지루보다 골 결정력이 높고, 다양한 공격 패턴을 구사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가 영입된다면 아스널의 공격력은 배가될 것이다.
우승을 노리는 팀은 불안 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도 필요하다. 코클랭의 수비력과 제공권은 믿을 만하지만, 공격 전개 능력은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공격 전개 능력이 부족하면 앞 선에 위치한 선수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팀 전체의 밸런스가 흐트러질 우려가 있다.
아스널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코클랭이 공격 전개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겠으나,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어린 선수의 성장에 모든 것을 거는 도박을 해서는 안 된다. 코클랭과 짝을 이룰 수 있으면서 유사시에는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영입도 고려해야 한다.
15/16 시즌 예상
기대해볼 만한 시즌이 될 것이다. 안정된 포백과 팀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등장, 여전히 강한 공격력에 알렉시스 산체스라는 ‘크랙’의 존재까지, 여느 때보다 강한 전력을 구축한 아스널이기 때문이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로빈 반 페르시처럼 핵심 선수가 팀을 떠날 상황도 아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적절히 보강해낸다면, 첼시의 독주를 막을 팀은 맨체스터 시티가 아니라 아스널이 될지도 모른다.